배우 조재윤 “철저한 악인 되려 애틋한 삼각관계 설정도 뺐죠”
서자 출신 상처로 뒤틀린 악당 연기
유준상·오나라 ‘러브 라인’ 부러워
무협지 수준 도술 연기에 애먹기도
데뷔 22년간 작품 100여편 달려와
“강한 임팩트 주는 ‘신스틸러’ 되고파”
배우 조재윤(48)은 2001년 영화 ‘화산고’로 데뷔한 이후 영화와 드라마, 연극, 뮤지컬, 예능 등 출연한 작품만 해도 100편이 넘어간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본인이 연기했던 배역을 통해 ‘아, 그 배우’란 이름으로 대중에게 기억됐다.
하지만 특유의 연기와 성실함 그리고 친화력 등으로 그는 작품 하나하나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이런 칭찬에 조재윤은 “너무 달려와서 대사에 치이는 것 같았다. 인물을 분석하고 좀 더 파고들어서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매일 찍기 급급해 깊이가 얕아졌다”며 “늘 있는 조연 배우가 아니라, 각 드라마에서 캐릭터로 보여주는 게 ‘신스틸러(scene-stealer)’ 아니냐. 이제 조금 더 신스틸러답게 임팩트를 주고 빠지는 역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겸연쩍어했다.
그러면서 진무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귀띔했다. 본래 시놉시스에선 ‘박진’(유준상)과 ‘김도주’(오나라) 그리고 진무가 삼각관계였다. 조재윤은 “서자로 차별받았던 진무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은 김도주였다”며 “다만 작가님께서 ‘진무가 이런 모습이라면 우리 드라마에 악역은 없다’며 김도주와 함께하는 장면을 없애고 철저하게 악인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하셨고, 내 입장에서 그게 더 잘 보일 수 있을 거 같아서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주변에 동료가 없는 혼자여서)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역사 왜곡도 조심해야 했다. “SBS ‘조선구마사’(2021), JTBC ‘설강화’(2021∼2022) 등으로 역사 왜곡에 대해 시끄러웠던 만큼 ‘중국을 따라 하는 것 아니냐’고 할까 봐 걱정했다”며 “박준화 감독이 ‘중국처럼 안 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무협 드라마처럼 하지 않고 잘 풀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장욱’(이재욱)을 발목 잡던 진무는 ‘서율’(황민현)의 당숙인 ‘서윤오’(도상우)로 환혼하지만 결국 불에 타 죽는다. 진무는 마지막 장면에서 “장욱 네 말이 맞구나. 강한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세상에서 약한 자는 그냥 죽는 거구나”라고 말한다.
“제일 인상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입니다. (연기를 마치고) 그렇게 스태프들에게 박수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진무의 마지막 대사가 힘들게 살아온 나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았죠. 보통 조연은 죽을 때 그냥 사라지고 주인공만 남는데, 아름답게 이별을 준비해 줘서 감사합니다.”
지난해 ‘환혼 파트1·2’를 비롯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영웅’, KBS2 ‘세컨 하우스’ 등을 통해 얼굴을 비친 조재윤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작품까지 포함하면 7개를 찍었다. 가장 빠르게 시청자를 다시 만날 작품으로는 웨이브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고 했다.
“올해 욕심이라면 작품을 끊이지 않고 하는 것입니다. 아들한테 아빠가 멋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고 싶죠. ‘배우는 엔터테이너가 되면 좋겠다’고 했던 윤제균 감독의 말처럼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따뜻한 아빠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광고도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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