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때와 다르다" '역대 최강' 일본전 향한 필승의지...사령탑은 염화미소

정현석 2023. 1. 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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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은 염화미소 속에 속내를 숨겼다.

이 감독은 "그 좋은 선수들이 다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투수도) 끊어서 갈 수 밖에 없다. 물론 투수력이 워낙 좋으니까 양의지 선수가 잘 쳐야죠"라며 옆에 착석한 양의지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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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대표팀 기자회견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강철 감독, 양의지, 김하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담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1.16/

[청담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사령탑은 염화미소 속에 속내를 숨겼다. 전장에 나설 선수들은 투지가 넘친다.

오는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한일전. 대회 출사표를 던진 이강철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WBC 대표팀 첫 소집 오리엔테이션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에 대한 질문에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선수들이 뽑힌 걸로 안다. 전략과 분석이 필요하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객관적으로 세긴 세다는 암시였다.

하지만 아무리 강적이라도 미세한 틈을 파고 드는 것이 장수의 전략. 이 감독은 "그 좋은 선수들이 다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투수도) 끊어서 갈 수 밖에 없다. 물론 투수력이 워낙 좋으니까 양의지 선수가 잘 쳐야죠"라며 옆에 착석한 양의지를 보고 웃었다. 이 감독은 "낼 수 있는 점수는 작전을 써서라도 빼야 되겠죠. 잘하면 멋지고,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일본은 정서상 반드시 넘어야 할 호적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만 올인하다가 자칫 전체 그림을 망칠 수 있다. 사령탑은 넓게 보고 갈 수 밖에 없다. 최대한 부담 없는 상황에서 한일전을 치러야 한다. 이 감독이 첫 대결팀 호주전 필승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다. 설령 일본에게 지더라도 남은 중국, 체코전을 승리하고 기회를 살려 다음 단계로 나가면 된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승부를 펼치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다. 지더라도 허무하게 물러나서도 안되고, 그럴 대표팀 선수들도 아니다.

2023 WBC 대표팀 기자회견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우석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담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1.16/

2021 도쿄올림픽 한일전에 아픔이 있는 고우석은 반성과 함께 극일을 다짐했다. 그는 "지난 경기 때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그 경기를 계기로 2년 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시 (일본을) 만나면 자신 있게 승부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42세이브 리그 최고의 구원왕 고우석은 도쿄올림픽 후 트레이드마크인 광속구와 변화구를 발전시키며 폭풍 성장했다. 이제는 일본 최고 타자들도 공략하기 쉽지 않은 공이다.

역시 도쿄올림픽에서 부진한 타격으로 체면을 구겼던 양의지는 "최근 대표팀에서 안 좋았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부진했을 때 몸이 안 돼 있는 상태로 합류한 게 컸다. 이번에는 준비를 잘해서 결과로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빅리거 김하성은 일본 대표팀과의 일전에 대해 "꼴찌가 1등을 이기고, 1등이 꼴찌한테 지는 게 야구다. 미국이랑 일본을 이겼던 과거 선배님들 기운을 받아 저희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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