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신축 추진…교통난 심화 우려
[KBS 광주] [기자]
광주의 관문으로 불리는 광천 사거리입니다.
버스터미널과 호남권 최대 백화점이 들어선 곳이죠.
이 일대를 지나는 차량이 하루에만 평균 14만 대에 달합니다.
광주 신세계가 백화점을 새로 지어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치는 바로 옆 이마트와 주변 부지인데,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오른 백화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견줄만한 백화점을 짓겠다는 구상입니다.
주변의 교통량은 지금보다도 늘 수밖에 없겠죠.
이에 신세계는 주변에 지하차도를 설치해 교통량을 분산하겠다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습니다.
지하차도 건설비를 모두 낼테니 새 백화점을 지을 수 있게 해달라는 건데요.
우려는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신세계가 새 백화점을 지으려는 부지입니다.
이마트 부지와 현재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치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두 땅은 광주시 소유 도로를 두고 분리돼 있습니다.
신세계는 두 부지 사이에 낀 광주시 도로를 사업부지로 내주면 대신 'ㄱ자' 모양의 대체도로를 개설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시민들이 오랜 기간 이용해온 도로를 없애고, 새 도로를 내겠다는 내용이어서 특혜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과 상인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김동규/금호월드 상가총연합회장 : "금호월드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바로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60~70m만 걸어오면 되는데 (대체도로가 나면) 3~4배를 돌아와야 하니까..."]
교통난도 우려됩니다.
광주신세계가 새로 지으려는 백화점은 지하 6층, 지상 7층에 연면적은 24만 8천㎡ 규모입니다.
현재 백화점과 이마트를 합친 것보다도 배 가까이 큰 규모인데, 백화점이 신축되면 교통량 증가에 따라 주변의 교통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최일기/택시 운전 : "(현재도) 승객이 택시를 타고 신세계(백화점) 사거리까지 빠져나가는데 기본요금 3,300원에서 5,600원까지 나올 때가 있었어요."]
이같은 우려에 신세계는 지하차도 건설 방안을 내놨습니다.
광천사거리에 480m 길이의 지하차도를 만들어 교통량을 분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종성/광주신세계 과장 : "전문기관을 통해 현재 광천동의 교통흐름을 분석했고 이를 통해 지하차도 개설과 군분로(시 소유 도로)의 선회도로를 만드는 것이 교통흐름에 많은 개선 효과가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광천동 일대 개발 계획까지 고려해 교통량 분산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항집/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임동) 전방부지 오거리 부근도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정비사업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이곳 개발이 교통에 미치는 영향 농성사거리 부근에 미치는 교통 영향(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광주시는 오는 1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광주신세계의 제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김선오
[앵커]
앞서 보셨듯, 광주 신세계 백화점이 이번 사업계획이 현실화되는 건 여러 지점에서 만만치는 않아보이는데요.
이 사안을 취재하는 김호 기자와 함께 몇가지 사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시 소유 도로를 내주면, 대체 도로는 물론 지하차도 사업에도 참여하겠다.
꽤 공격적인 사업계획인데, 광주신세계가 왜 이렇게 나오는 거죠?
[기자]
두 가지 이유입니다.
우선 현재 백화점 부지와 건물이 광주신세계가 아닌 금호고속 소유입니다.
약 5천 2백억 원을 보증금처럼 내고 빌려쓰고 있는데, 계약이 2033년 5월에 끝납니다.
이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거고요.
두 번째로 변화입니다.
광주신세계가 1995년에 문을 열었기 때문에 30년 가까이 됐습니다.
내부를 보면 바둑판처럼 구역을 나눠 판매시설로 쓰고 있거든요.
볼거리, 즐길거리가 충분한 요즘 백화점 트렌드와는 맞지 않아 고객들을 불러모으는데 한계가 있는 겁니다.
[앵커]
광주 신세계 백화점, 현재는 땅을 임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번 계획대로라면 기존 백화점은 어떻게 되는거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현 백화점 임대기간이 아직 10년정도 남아있습니다.
광주신세계는 계획대로 새 백화점을 짓고 나면 기존 백화점에서는 더 이상 판매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빈 백화점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앵커]
앞서 택시기사의 인터뷰 내용을 보더라도 이 주변이 대표적 상습정체 구간이에요.
도로 체계가 바뀌는 것에 대한 반발도 클텐데, 이걸 설득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기자]
백화점 신축 확장이 이뤄지면 교통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건 광주신세계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백억 원으로 예상되는 광천사거리 지하차도 건설 사업비 부담도 제안하고 나온건데요,
그렇다고 해도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아직 명확하지 않고, 공사 시작 단계부터 큰 시민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행정절차와는 별개로 시민들에게 양해와 동의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현재로선 사업자의 제안수준입니다.
어떤 절차들을 거쳐야 하는거죠?
[기자]
우선 지구단위계획이 첫 관문이자 가장 중요한 절차로 꼽힙니다.
19일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건축·경관위원회 심의가 이뤄집니다.
이 밖에도 교통영향평가 등 절차가 진행됩니다.
광주신세계는 이런 행정 절차를 연내에 마치고 내년에 착공해 2027년에 새 백화점의 문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앵커]
복합쇼핑몰 유치가 지역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속도전에 치우쳐 이것저것 놓치는 것들이 없도록 또 세심하게 살펴봐야 겠습니다.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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