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혐의 입증에 자신감… 구속영장 청구·시점 촉각

‘대장동 특혜의혹’ 이재명 소환 통보
대장동개발 과정 민간업자 특혜
성남시에 손해… 배임 혐의 적용
닮은꼴 위례신도시 관여 묵인
최측근 뇌물수수, 개입 의혹도
김성태 귀국 변수로 작용할 듯

검찰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이어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동시다발로 정조준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를 제외한 관련자들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인 가운데 향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시점 등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3년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출범식 참석 후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가 오는 27일 이 대표를 상대로 수사할 혐의는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우선 검찰은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에 개입해 성남시가 손해를 입게 됐다고 보고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대장동 사업은 우선주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 기관이 사전에 확정된 고정 이익만 받고, 추가 이익은 보통주를 보유한 대장동 일당으로 불리는 민간사업자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로 인해 공사는 총 1822억원의 확정 이익을 배당받았지만, 민간업자들은 4040억원이라는 배당 이익을 챙겼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가 이를 설계했고,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민주당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거쳐 이 대표에게 보고돼 공모지침서에 반영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2013년 ‘대장동 닮은 꼴’로 불리는 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정 전 실장이 사업자 공고 전 남욱 변호사 등을 사업자로 미리 내정하고, 이들에게 성남시와 공사 내부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공모·묵인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은 2021년 9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의혹 초기부터 이 대표 책임론이 불거졌으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한 대장동 일당 5명을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대장동 수사팀을 재편한 이후 전면 재수사에 돌입하면서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한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이 대표 최측근인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뇌물과 불법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가 새로 드러나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모습. 허정호 선임기자

관련자 수사와 기소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서 수사팀 입장에선 이 대표에게 의혹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만이 남았다. 당초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일 이 대표를 먼저 소환 조사한 수원지검이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수원지검에 이어 예상보다 빨리 소환 조사 통보에 나서면서 양측이 두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23억원 대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귀국하는 것도 이 대표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귀국 즉시 수원지검으로 이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 대표가 이번 소환 조사에 불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합동 조사하기 위해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이 대표는 불응했다.

박진영·이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