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쌀값 폭락으로 위기에 처한 농촌

한겨레 2023. 1. 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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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농촌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산지 한우 가격이 폭락해 한우 사육농가는 생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우 가격은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암소(50개월령 700㎏ 기준) 한 마리가 700만~800만원에 거래됐다.

사료, 비료, 농약 등 영농자재 가격은 폭등했으나, 산지 한우 가격은 폭락해 한우를 판매하면 오히려 적자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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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충남 공주시 월미동 공주가축시장에서 한우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양유복 | 전 영암군 도포농협 조합장

지금 우리 농촌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산지 한우 가격이 폭락해 한우 사육농가는 생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쌀 생산농가는 편히 쉴 농한기에 쌀값 폭락으로 불안 속에 밤잠을 설치며 고뇌의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현 농촌의 실정이다.

한우 가격은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암소(50개월령 700㎏ 기준) 한 마리가 700만~8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현재는 400만~500만원으로 뚝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격은 1년 전 가격 그대로라 소비자는 높은 가격에 소고기를 구입해야 한다. 소비가 확대되지 않으니 판매되지 않는 소고기는 냉동 창고에 쌓여가고 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정부의 실태가 정말 한심스럽다.

제품의 가격은 시장경제원리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은 하락하고,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 게 시장원리인데도 지금 소고기 도소매 시장은 공급이 넘쳐도 소고기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수방관하는 정부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사료, 비료, 농약 등 영농자재 가격은 폭등했으나, 산지 한우 가격은 폭락해 한우를 판매하면 오히려 적자를 보게 된다. 축산 농가는 어찌할지를 모르고 정부의 대책이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으나,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농촌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방관하는 정부의 모습은 정말 답답하다.

쌀은 수급조절과 가격안정에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쌀값 폭락으로 양곡관리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이 예상된다고 한다.

쌀농사와 한우 축산업은 우리 농업의 근간이다. 한우를 사육하지 않는다면 농업도 무너지고 만다. 한우 사육과정에서 나오는 분뇨와 부산물을 고품질 쌀을 생산하는 데 퇴비로 사용하고, 벼농사에서 생산되는 볏짚은 한우 사육에 없어서는 안 될 조사료(건초, 짚 등 섬유질 사료)로 이용돼 친환경 경축순환(가축 분뇨로 퇴비·액비를 만드는) 농업이 가능하게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의 농촌의 사태를 인식하고 정파를 초월해 양곡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 쌀 생산농가가 국가를 믿고 우리 민족의 먹거리인 고품질 쌀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업에 있어서는 소고기 유통체계를 대폭 개선해 한우 가격이 떨어지면 하락한 도소매시장 가격이 소비자가격에 즉각 반영될 수 있도록 도소매 가격연동제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 축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위기에 처해 있는 농촌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농업정책을 시행해 농촌, 농업에 희망이 있고 지속가능한 농촌, 농업이 된다면 도시로 떠난 젊은 청년들이 다시 농촌으로 돌아와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나고 지방소멸의 걱정도 사라질 거라 생각한다.

농민에게 희망을,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는 살기 좋은 대한민국 농촌을 만들어 주길 정책당국에 바란다. 73살 원로 농민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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