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尹心경쟁 진흙탕… “제2 진박 싸움땐 총선 역풍” [與 당권경쟁 ‘점입가경’]
도리어 국민의힘 혐오만 부추기는 셈”
나경원, 尹 순방 성과 강조 親尹 끌어안기
안철수, 서울 누비며 ‘수도권 대표론’ 강조
김기현, 보수 성향 유튜브 출연 ‘공중전’
조경태 “3폐 정치개혁” 당대표 출마 선언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과열 양상을 두고 ‘소탐대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은 것 챙기려다 큰 것을 잃는 대인배답지 못한 모습”이라며 “이런 식으로 해서 정치가 혼란스러워지면 결국 내년 총선이 어려울 거고 대통령도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겠나. 그런데 거기까진 안 보고 당장 급한 대로 눈앞에 있는 것만 챙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제2의 진박 싸움’이 벌어지면 총선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당이 더 중요한데 당을 죽이고 대표가 되면 뭐하나. 이렇게 하는 건 국민에게 정치혐오가 아니라 ‘국민의힘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마의지 국민의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무명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돌아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나 전 의원 페이스북 |
동상이몽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왼쪽)·김기현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양천갑 당원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출마 뜻을 굳힌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배 이후 SNS에 올린 글에서 나 전 의원은 “저는 말 그대로 정통 보수로 한 번도 당을 떠나본 적 없는 보수의 원류”라며 “앞으로도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자랑스러운 보수를 만들기 위한 저의 길을 계속 갈 것임을 오늘 세 분의 전직 대통령에게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나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확실히 굳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현충원 방문 이후 서울 모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당권 주자들은 이날 광폭 행보를 보이며 지지세 넓히기에 부심했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공중전을 펼쳤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제원 의원과 나 전 의원 간 설전과 관련해 “‘김장연대’라는 말은 철 지난 것”이라며 “더이상 의미 없는 것이라 그런 용어는 안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필승다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가운데)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출정식에서 지지자들의 응원 구호에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뉴스1 |
한편 이날 윤 대통령 지지율은 5주 만에 다시 30%대로 내려섰다. 여당이 계파 싸움 양상을 보인 것이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국민 2508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39.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전주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4주 연속 40%대를 지켰던 지지율이 5주 만에 다시 30%대로 내려왔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2.5%포인트 오른 58.4%로 나타났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나 전 의원의 대출금 탕감식 출산 정책 발언으로 인한 대통령실과의 갈등, 또 사의 전달 과정에서의 신경전이 지지율 하락 요인이 됐다”며 “올해 국정 방향과 3대 개혁, 경제 위기 극복 관련 메시지, 순방 예열 분위기가 잠식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박지원·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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