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아파트마저… 경기 침체에 경매 물건 급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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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과 서초, 송파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다가구, 빌라 등의 경매가 강북구와 강서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아파트 경매 매물은 강남과 서초구가 가장 많았다.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주목할 만한 매물로는 '재건축 아파트'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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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 투자 해볼만"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과 서초, 송파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다.
16일 신한옥션SA에 따르면 올해 1월(16일 기준) 경매에 나온 서울 소재 아파트는 총 73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해동안 경매에 부쳐진 물건(513건)의 15%가 불과 보름만에 나온 것이다. 다가구, 빌라를 포함한 주거시설 역시 187건으로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 매물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2018년 845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2019년 809건 △2020년 677건 △2021년 584건 △2022년 513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작년 말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경매 건수는 최근 5년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가구, 빌라 등의 경매가 강북구와 강서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아파트 경매 매물은 강남과 서초구가 가장 많았다. 작년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경매건수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38건으로 최대였다. 자치구 중 최근 1년간 집값 하락률이 가장 컸던 노원구(-14.64%)와 도봉구(-14.39%)보다 30% 많은 매물이 나왔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최근 1년간 집값 하락률은 각각 -5.07%, -3.09%로 노원구와 도봉구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도 강남에서 벌써 9개 매물이 나와 노원(4개), 도봉(3개)보다 2배 이상 많은 경매가 진행됐다.
매물은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작년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0%에 근접했지만, 올해는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시세가 급락하면서 낙찰가율도 내려간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에 경매 매물이 집중된 것은 대출규제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북권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15억원이 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때 실수요자로 해석되고, 엄격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돼 금리 상승에도 대출 상환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강남과 서초 아파트는 대부분 15억원 초과로 주담대를 받지 못했고, 주택 구입 후 이를 담보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다. 사업자대출의 경우 DSR과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또 이를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가 사업이 어려워져 실수요자 아파트에 비해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사업자 주담대의 경우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일반 주담대와 달리 사용 목적도 따지지 않아 위험성이 더 크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사업자대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것도 관련 대출에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주목할 만한 매물로는 '재건축 아파트'가 꼽혔다.
고 대표는 "최근 집값 하락으로 경매의 인기도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내집 마련이나 투자 목적으로 매력적인 매물이 적지 않다"며 "특히 최근 재건축 관련 규제가 완화된 만큼 재건축연한에 가까운 매물이나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곳은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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