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FC 檢 출석 일주일도 안됐는데 대장동 소환…野 '당혹'
野 "尹검찰, 충성 경쟁식 소환" 비판 속 "사법리스크 시작" 우려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포토라인에 선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16일, 이번엔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재차 받았다.
여기에 변호사비 대납 관련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귀국도 오는 17일로 예고돼 있어, 민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이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를 받은지 엿새만으로, 이번엔 줄곧 자신을 따라다니던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이 대상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소환조사한 뒤, 성남지청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까지 일괄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두 사건에 대해 "성남시에서 있었던 지역 토착 비리 범죄 혐의로, 통상의 범죄 수사와 절차에 따라 공정 수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김 전 회장의 귀국도 오는 17일 예고돼 있던 만큼 민주당은 난감한 기류다.
실제 당대표 비서실, 의원실은 물론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 확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검찰이 정식으로 소환 통보를 한 대신, 다른 사건의 변호사에게 구두로 소환 통보를 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의 소환 통보가 언론에 보도된 뒤 3시간여 뒤인 오후 5시 10분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강한 유감"이라며 "의도는 뻔하다. 설 명절 밥상에 이 대표 소환이 이야깃거리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대표의 변호인에게 구두로 소환 요구를 하자마자 언론에 이 사실을 흘린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과 다른 일방적 검찰의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일례로 소환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 가능성에 대해선 "소환 통지가 온 것이 아니라 언론플레이로 안 것인데, 저희가 결정할 일은 아니다"며 "이 대표의 입장을 오늘 말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우선 이 대표의 출석 여부를 놓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다수인 만큼 개별 사안마다 매번 검찰에 출석할 수도 없는 탓이지만, 이 대표를 향한 '방탄 프레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검찰의 충성 경쟁식 소환 러시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 대표의 출석을 극구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도 SNS에 "설을 앞두고 설 민심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가"라며 "정말 무도하다. 부메랑이 돼 되돌려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검찰 출두와 관련 "당연히 혼자 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을 당의 정치탄압으로 연결시키니, 차단이 아니라 확대 재생산되는 것으로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 단일대오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사건을 당 차원에서 나서 대응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시작"이라며 "검찰의 수사가 계속될수록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정국을 삼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설 연휴가 끝나고 출석하는 것이냐'는 질문 등에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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