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김동관 `배터리 동맹`… 美 ESS·도심항공 집중공략

LG엔솔·한화그룹 전방위 협력
ESS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UAM까지 공조… 경쟁력 강화

국내 재계 톱10의 큰 축인 LG와 한화가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무역장벽을 친 미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태양광과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두 회사가 IRA의 대표 수혜업종인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공략하면서,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로 주목받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협력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태양광과 배터리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육성하는 사업이다. 경기침체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으로 올해 수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 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재계 총수들 간의 글로벌 협력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그룹 3개사(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한화 모멘텀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관련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번 MOU를 기점으로 향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양측은 먼저 미국 ESS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를 진행하고, 배터리 뿐 아니라 ESS에 포함되는 공조시스템과 전장부품 등 통합 시스템 솔루션의 기술 개발도 할 예정이다. 현지 공장 부지 등 세부 사항은 TF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IRA 시행으로 미국 전력망 ESS 시장은 용량 기준 2021년 9GWh에서 2031년 95GWh로 9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기준으로 약 4000만명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미국 정부는 IRA에 따라 풍력·태양광 부문에 총 3000억달러(약 40조원)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배터리·태양광·풍력 관련 부품 생산시설에 10%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번 MOU는 IRA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안정적인 ESS용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한화큐셀은 ESS를 연계한 태양광 발전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어 '윈-윈'이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태양광 에너지의 특성 상 ESS는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양측은 한 발 더 나아가 배터리 제조공정과 UAM에서의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한화모멘텀은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공정장비를 공급하고, 한화에어로솔루션은 UAM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문회사인 만큼 UAM용 이차전지 원재료 등 개발부터 생산까지를 맡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UAM용 배터리 개발 과정에 함께 해 기술 성숙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제조설비와 특수 목적용 배터리 개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