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의 법으로 보는 중국 ＜78＞] 여성 권익 보호로 시작한 중국의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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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2022년 10월 30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한 중화인민공화국 여성권익보장법이 2023년 1월 1일 시행됐다.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해 온 중국에서 여성은 혁명의 동지로, 때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지탱하는 노동 역군으로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여성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여성권익보장법 역시 직장 내 성추행 방지, 취업 과정에서 여성 차별 금지, 노동 과정에서 여성 특별 보호 등 현대적인 영역에서 여성의 권리와 이익을 강조함과 동시에 사용자에게는 새로운 의무와 법적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우선 성추행 방지 조항이 구체화됐다. 여성권익보장법은 성추행의 행위 태양(모습)을 명확하게 규정해 현실에서의 법률 적용 가능성을 키웠다. 즉 여성의 의사에 반해 언어, 문자, 도면이나 영상, 육체적 행위 등의 방식으로 성추행을 하는 것이라고 규정해 성추행 행위는 육체적 행위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부당한 언어나 부적절한 문자를 발송하는 행위도 모두 포함하도록 했다(제23조).

다음은 취업에서의 평등권 보장이다. 사용자가 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을 이유로 여성의 채용을 거절하거나 여성에 대해서만 채용 기준을 높여서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불합리하게 특정한 직무를 남성으로만 한정하거나 남성을 우대하거나 △임신 테스트를 채용 신체검사 항목에 포함하거나 △결혼이나 출산의 제한 또는 혼인, 출산 및 양육 상황을 채용 조건으로 삼거나 △혼인이나 자녀의 양육을 이유로 승진이나 교육 방면에서 여성을 차별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1만위안(약 183만원) 이상 5만위안(약 915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노동 환경에서 건강 보호다. 남성과 다른 생리적 특성에 기인한 여성의 생리, 임신, 출산, 수유기 등에 대해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 여성권익보장법은 제31조를 신설해 기업이 정기적으로 여성 노동자를 위해 부인과 질병, 유방 질환 검사 등 여성에게 특별히 필요한 기타 건강 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제44조를 신설해 기업이 직원들과 체결한 단체 계약에 남녀평등과 여성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관련한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권익보장법 시행에 따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성추행과 여성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 보호에 관한 회사 내부의 규정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여성 노동자의 권익에 침해 상황이 발생한 경우 별도의 독립된 조직을 통해 이를 적시에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익명성을 보장하고 피해자에 대한 제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장 내 성추행 예방과 여성의 권익 보호에 관한 사항들은 관할 행정 부서의 감독 관리 대상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집중적인 관찰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 전개하는 직장 내 성추행 예방과 여성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모든 활동을 문서화하고 응급 조치 방안, 매뉴얼(지침) 등을 갖춰 관리 감독에 대비해야 한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중국은 여성 권익 보호로 새로운 한 해를 열었다. 언제 안 그랬던 적이 있었나 싶게 올해도 경제 성장 등 발전과 안정에 관한 전망은 어둡고, 전에 없던 위기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한 해의 시작이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의 권리와 이익에 대한 보호를 새해 목표로 삼고 실천한다면 2023년 절반의 성공은 보장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