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234>] 스치는 바람에도 아픈 ‘통풍’

김범택 2023. 1. 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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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태양왕 루이 14세, 세종대왕,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국가의 위상을 크게 높였던 위대한 군주였지만, 동시에 통풍이라는 무시무시한 고통의 질병을 앓았던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통풍은 '제왕의 병'이라고 불려 왔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무릎, 발목, 발, 발뒤꿈치, 손목, 팔꿈치 등 한 군데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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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김범택 아주대병원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알렉산더 대왕,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태양왕 루이 14세, 세종대왕,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국가의 위상을 크게 높였던 위대한 군주였지만, 동시에 통풍이라는 무시무시한 고통의 질병을 앓았던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통풍은 ‘제왕의 병’이라고 불려 왔다. 빛의 화가 루벤스, 근대 문학의 지평을 연 괴테,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진화론을 제창한 다윈,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 등 역사 속의 많은 위인이 통풍으로 고통을 받았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무릎, 발목, 발, 발뒤꿈치, 손목, 팔꿈치 등 한 군데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약간의 움직임이나 접촉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환자들은 대개 양말을 신거나 이불도 덮지 못하며,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한다. 심한 경우 발열과 오한,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몸에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탓에 생기는 병이다. 요산이 결정화된 후 관절에 축적되면서 심한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DNA라고 불리는 핵산에 유전 정보를 담는다. 핵산의 한 종류인 퓨린은 대사된 뒤 요산으로 변환돼 신장으로 배설된다.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게 요로결석이 많이 생기는 이유다.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처음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이 상태가 10년 이상 지나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통풍은 주로 40대 이후의 비만 남성에게 많이 생긴다. 반면 여성, 특히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는 아주 드물다. 급성 통풍 발작은 혈중에 핵산이 갑자기 증가하는 상황인 음주, 수술, 출혈, 감염, 일부 약물의 복용(아스피린·이뇨제), 항암치료, 과식, 과로, 심한 타박상 후에 잘 발생한다. 급성 통풍 발작은 통증이 아주 심하긴 하지만, 치료를 안 해도 7~10일 후에는 저절로 없어진다. 이때 통풍이 나았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요산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1년 이내에 두 번째 발작이 오고, 점차 발작의 빈도가 높아지며 관절의 구조가 변하는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된다. 국내 통풍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26만 명에서 2019년 46만 명으로 7년 새 74.4%나 증가했다. 이는 요산이 많은 음식의 섭취가 증가하고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풍 치료는 급성기 약물 치료와 예방을 위한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통풍 발작기에는 콜히친, 인도메타신, 스테로이드 같은 강력한 항염증 약물을 사용한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통풍 예방약으로 요산 생성을 억제하거나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약물을 사용해 요산의 농도를 낮춘다.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통풍 치료에는 체중 감량이 도움 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일으킨다. 점진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또는 설탕이 많은 음식은 요산을 증가시키므로 줄여야 한다. 알코올은 그 자체로 혈액 내 요산 수치를 급격히 올려 통풍의 위험을 키운다. 맥주에는 퓨린이 다량 들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곱창이나 간 같은 내장육과 붉은 고기, 고등어·꽁치·멸치 등 푸른 생선, 새우나 게 등 갑각류는 퓨린 함량이 많아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육즙이나 육수도 마찬가지다. 반면 커피나 우유, 요구르트 등은 좋은 효과가 있다. 일본 오사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자주 마시면 통풍 발생률이 50%나 낮아진다고 한다. 유제품은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출 수 있으므로 커피에 우유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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