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위험한 공항?… 네팔, 빈번한 '비극' 이유 있다

서진주 기자 2023. 1. 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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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또 다시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고가 카트만두에 추락해 탑승자 167명이 모두 숨진 1992년 파키스탄 국제항공 에어버스 A300 사고 이후 네팔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비행하기 위험한 장소 중 하나"라며 "악천후, 산악 지형이라는 조건에서 소형 항공기 운항이 많은 것도 사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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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험한 산악지형과 변덕스러운 날씨가 잦은 항공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각) 네팔 포카라에서 예티항공 항공기 추락 사고 잔해에서 시신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구조팀. /사진=로이터
네팔에서 또 다시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인 2명을 포함해 72명을 태우고 비행하던 항공기가 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것이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네팔의 '험한 산악지형'과 '변덕스러운 날씨'가 잦은 사고를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각) 네팔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여객기가 네팔 카스키 지구에서 추락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무원 4명을 포함해 총 72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2명으로 확인됐으며 40대 남성과 10대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남성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10대 아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번 사고로 여객기 탑승자 가운데 68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이번 사고가 카트만두에 추락해 탑승자 167명이 모두 숨진 1992년 파키스탄 국제항공 에어버스 A300 사고 이후 네팔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네팔의 항공산업은 히말라야를 찾는 전문 등반가와 트레킹 관광객으로 인해 호황을 누렸으나 항공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네팔 방문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지난해 5월 22명을 태운 소형 항공기가 이륙 15분 만에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관광부 장관이 탄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7명이 숨졌다. 지난 2018년 3월에도 방글라데시 여객기가 네팔에서 착륙 중 추락해 51명이 사망했다.

항공기 비극의 주요 원인으로는 '험한 산악지형'이 꼽힌다. 네팔은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세계 최고 높이 산 14개 중 8개를 보유하고 있다. 네팔민간항공국은 지난 2019년 안전보고서에서 네팔의 '적대적인 지형'은 조종사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역시 "네팔의 산악 지형은 아름답지만 세계 어느 곳보다 비행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항공 기술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팔 동북부에 위치한 루클라공항은 열악한 입지와 기상 상황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꼽힌다. 루클라공항은 에베레스트 산비탈에 있으며 활주로 한쪽 끝은 낭떠러지다. 산을 깎아 만든 활주로는 길이 527m·폭 20m로 매우 짧고 좁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는 오르막을 올라야 하고 이륙할 때는 내리막을 달리다 낭떠러지 전에 이륙하기 때문에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변덕스러운 기상'도 문제다. 기상은 이착륙 때마다 큰 변수가 되는데 현지당국의 정확한 일기 예보 기반 시설이 미흡해 숙련된 조종사도 이착륙이 쉽지 않다. 네팔 공항들은 제대로 된 레이더 기술을 갖추지 않아 '항공기 노후화'와 '비행 시설 투자 부족'도 항공기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조종사들은 그들의 시각에 의존해 비행해야 한다. 훈련된 항공 인력도 부족해 조종사들의 초과 근무도 잦다. CNN은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비행하기 위험한 장소 중 하나"라며 "악천후, 산악 지형이라는 조건에서 소형 항공기 운항이 많은 것도 사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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