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들이대는 유튜버, 갑질까지...백화점 직원들 또 당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백화점 ‘갑질’ 고객의 경우 유튜버를 자처,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으며 영상 촬영을 하는데도 제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컸다.
현재 백화점 등 유통 현장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전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촬영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어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백화점 신발 매장 앞에서 맨발에 원피스 차림으로 누워 있는 한 여성 모습의 담긴 사진들이 공유됐다. 여성은 이 매장 신발 진열대를 부수고, 신발들을 마구 바닥에 팽개쳤다.
A씨는 유튜버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며, 자신이 난동을 부린 이유에 대해 “해당 매장이 정품이 아닌 ‘짝퉁’을 팔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해당 백화점 측이 주장하는 바와 다르다.
백화점에서는 사실 관계부터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이 구매한 신발의 AS를 의뢰했고, 신발을 맡긴 후 새 신발을 신고 가야겠다면서 신발을 줄 것을 주장했다”며 “해당 매장에서 이를 거부하자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해당 영상은 XX백화점 측 동의를 얻은 영상”이라며 2분45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A씨가 씩씩거리며 고객상담실로 들어가 직원과 나눈 대화부터 “인수인계도 안 된거야? 내가 그냥 올라가서 깽판쳐 놓을게”라고 말하는 등의 당시 상황이 담겨 있다. A씨는 이 때 직원에게 “지금 너네 나한테 전화하지마. 한번만 전화하면 내가 X발 너네 날려버려”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A씨는 뿐만 아니라 해당 영상 댓글을 통해 “백화점에서 정품 신발을 샀는데 짝퉁이 왔다”고 밝혀 백화점 측의 짝퉁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 백화점 측은 “일단 A씨가 구매한 신발은 정품이 맞다”며 “짝퉁 논란은 이번 사안과 관계가 없는데도 해당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 불필요한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장면 등을 본인이 직접 찍어 공개한 것과 관련 백화점 측은 “(해당 영상의) 공개 동의를 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영상이 퍼지며 당시 상황들로 고통받는 직원들과 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산돼 백화점 이미지에 타격이 있어 A씨가 일방적으로 올린 영상 등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현재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은 백화점 응대 직원(브랜드 협력사원)과 갑질 고객을 현장에서 분리하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이들을 분리하는 이유는 흥분한 고객을 가라앉히는 한편, 공포심이나 모욕감을 느낀 응대 직원과 다른 쇼핑 고객들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있다. 물론 고객이 계속해서 위협을 가할 경우 곧장 보안팀을 호출해 경찰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 백화점의 관리자급 직원은 갑질 고객의 폭행이나 폭언, 위협적인 행동, 성희롱 등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한다. 혹시 모를 형사고발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같은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돌발 변수가 많아 직원들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A씨가 난동을 부린 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백화점 측은 “A씨가 워낙 돌발행동을 해 보안팀 조차 제어하기 힘들어 곧장 경찰 신고를 해 연행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자처해 백화점에서 시도때도 없이 영상을 찍는 이들이 날로 늘어 우려가 크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A씨의 사례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인플루언서라며 백화점에서 다른 고객들의 초상권도 있는데 마구 영상을 찍어 문제가 된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며 “하지만 유튜버 채널이 당국의 심의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촬영을 금지하거나 영상을 내려달라고 하기가 더 어려운 측면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백화점의 관계자는 “10년 이상 백화점에서 근무하지만 이번과 같은 갑질 유형은 또 처음 본다”며 “백화점 직원들이 감정노동자로서 다양한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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