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이말이 미국서도 들린다
만두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
얇은 피에 속 꽉채워 식감↑
비비고만두 해외 1조 돌파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더글로리’에 나오는 대사다. 극중 최고급으로 설정된 골프장을 비꼬는 말이지만, 골프장 클럽하우스나 그늘집에서 만두가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만두가 국내 골프장과 호텔을 비롯한 고급 음식점에서 인기 메뉴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5~10년 사이 만두 품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K푸드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은 트렌드도 있다. 피가 얇고 속이 꽉 찬 것이 특징인 K만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단일 식품으론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1조원 넘었다. 다진 고기와 야채를 밀가루 외피가 감싸고 있는 만두는 맛과 영양이 좋고, 젓가락이나 포크만 있으면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을수 있다는게 강점으로 꼽힌다.
16일 식품·레저업계에 따르면, 경기 여주에 위치한 트리니티CC는 ‘만두 맛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클럽하우스에서 판매하는 군만두가 인기다. 트리니티는 신세계그룹 계열 골프장으로 클럽하우스를 조선호텔에서 운영한다. 사우스스프링스CC(경기 이천), 이스트밸리CC(경기 광주), 블루헤런CC(경기 여주) 을 비롯한 골프장에서도 그늘집에서 최근 만두를 판매 중인데, 고객 반응이 좋다. 레저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 라운딩 중 짧은 시간에 간식을 먹는 그늘집은 특성상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순대나 두부김치 떡볶이를 제공해왔는데, 요즘에는 군만두나 찐만두를 내놓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만두가 대표적인 고급 스포츠인 골프장에서 인기 메뉴로 등장한 것은 만두란 음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음을 방증한다. 주요 호텔 레스토랑들은 딤섬을 비롯해 다양한 만두 요리를 내놓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은 흔히 짬뽕과 탕수육 맛집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방문고객의 40% 이상이 딤섬을 시켜먹을 정도로 찾는 손님이 많다. CJ제일제당의 ‘몽중헌’, 삼천리그룹의 ‘차이797’와 같은 다수의 대기업들이 고급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딤섬과 더불어 만두의 위상이 함께 올라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에선 ‘K만두’로 불리는 한국식 냉동만두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K만두의 대표격인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비비고 브랜드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3조원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약 1조4000억원이 만두다. 특히 해외 만두 매출만 1조원을 넘겼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대회 현장에 마련된 ‘비비고 키친’에서도 만두가 가장 인기였다.
밀가루 외피가 속재료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의 만두는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만두, 만트, 만티, 만투, 만터우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에 따라 재료와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러시아의 ?메니와 이태리의 라비올리도 밀가루 외피가 속재료를 감싼 형태로 만두와 비슷하다. 만두의 음식 형태 자체가 세계인들에 친숙한 셈이다.
수년 전부터 K컬처가 전세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형태의 음식인 만두가 그 주인공이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K만두는 속에 야채를 많이 넣어 건강에도 좋고 식감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서 판매되는 만두엔 돼지고기와 부추가 주재료지만, 미국 판매용 만두엔 닭고기와 고수가 들어가 현지 입맛에 맞춘 것도 K만두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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