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여당은 샴쌍둥이"…나경원 "UAE 성과 가슴 벅차"

조익신 기자 2023. 1. 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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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던 나경원 전 의원을 장관급 자리에서 모두 해임했죠. 징계성 조치라는 평가 속에 친윤계에선 나 전 의원을 향해 '반윤 우두머리다', 이렇게 낙인을 찍었습니다. 나 전 의원도 '제2의 진박감별사냐'고 응수했는데요. 다만, 윤 대통령을 향해선 한껏 자세를 낮췄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지난 13일) : 대통령은 오늘(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습니다.]

사표 수리도 해촉도 아닌 해임,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분명했죠?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통령실의 불쾌감의 표시인 것 같아요. 중요한 자리를 맡겼더니 본인이 대표로 나가기 위해서 그런 정책 그 위원회의 정책을 내세워서 본인의 선거운동 하는 것 아니냐.]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해임이라는 건 징계잖아요. 거의 잘못을 했거나. 오히려 이러다가 무슨 감사도 하고 수사도 하고 세무조사도 하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 전 의원에게 '윤심'은 없다, 딱 짤랐다는 겁니다. 나 전 의원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걸까요? 대통령실의 싸늘한 반응을 뒤로한 채, 사찰을 찾아 마음의 평온을 찾았습니다.

[무원/천태종 총무원장 (화면제공: 금강신문 / 지난 13일) : 무소의 뿔처럼 고고하게 가라 했듯이 그러한 진리를 챙겨서 그렇게 하셔야죠. 무소의 뿔처럼 고고하게 가라 했듯이 그러한 진리를 챙겨서 그렇게 하셔야죠.]

[나경원/전 의원 (화면제공: 금강신문 / 지난 13일) : 그래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자 천천히 좀…]

무소의 뿔처럼 고고하게 가라, 불교 경전 원문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표현돼 있죠. 친윤계에선 '무소의 뿔'보다 이 '혼자서'에 꽂혔나 봅니다. 배현진 의원, "羅(나) 홀로 집에, 어쩌다 이 지경"이란 글을 올렸습니다. 당내에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 꼬집은 듯 싶은데요. 영화의 결말은 알고 올린 거겠죠? 나 전 의원, 그래도 4선 의원 출신에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진 정치인입니다. 격을 좀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한 걸까요? '윤핵관' 중의 '핵관', 장제원 의원은 '우두머리'라는 호칭을 달아줬습니다. '반윤'이라는 말머리를 달아서 말입니다. 나 전 의원과 장 의원! 제2의 진박감별사냐? 제2의 유승민은 되지 말라, 날 선 말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이 이어졌습니다.

윤핵관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타의적 '비윤 후보'로 분류된 당권주자들도 정쟁에 참전했는데요. 뺄셈의 정치가 당을 망치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엄호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누가 이기든지 거기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겠다는 그런 마음들을 함께 모으고, 그래서 당이 컨벤션 효과를 얻어야 굉장히 바람직한 전당대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오히려 분열로 가고, 더 나쁜 것은 예전에 '진박감별사' 때문에 완전히 다 이길 선거를 망친 적들이 있습니다.]

당내 분란이 격해지자,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심판으로 나섰는데요. 오히려 논란에 불을 붙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편파 판정 논란이 일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우리 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 윤석열 대통령이 이뤄낸 성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야당이 내년 총선의 성격을 뭐라고 규정하겠습니까.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할 것입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샴쌍둥이 같은 한 몸이 되어야 합니다. 혼연일체로 움직여야 합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썀쌍둥이 같아야 한다라? 이 분 정도만 가능할 듯싶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 14일) : 며칠 전에 여론조사를 했는데 김기현이가 1등 했답니다, 여러분!!! {와아아아}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마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성공시키고 대한민국 좀 잘 살게 해달라 이런 말씀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 {김기현! 김기현!}]

한 다리 건넌 '연대 보증인'(안철수)이나, '신윤핵관'(윤상현)으론 명함도 내밀기 어려워 보입니다. 더욱이 차기 총선을 본인의 얼굴로 치르겠다는 야무진 꿈도 꿨으니 말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1일) : 총선은 누구랑 비교하느냐, 결국은 당대표끼리 비교합니다. 그래서 이 당대표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변화를 상징하는 사람인가, 특히 수도권이 더 심합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9일) : 저 같은 경우는 공천을 받았습니까?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 나갔는데 싸워서 오지 않았습니까. 처절한 수도권 선거, 민심, 이런 거에 대해서 누가 가장 잘 아냐. 안 그렇습니까.]

아예 대통령 손에 해임이 된 나 전 의원은 굳이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윤석열 정부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가 엄중합니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경쟁과 세계질서 재편…]

윤석열 정부의 시대적 과제로 첫손에 꼽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대통령실과 불협화음 끝에 내려놨으니 말입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당을 흠집 내면 선관위에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죠? 여기가 북한이냐?"(유승민), "남조선 최고 존엄, 인민의 힘으로 바꿔라"(진중권) 당 안팎에서 쓴소리가 이어졌는데요.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통령을 공격하면 말하자면 당이 나서서 제재를 가하겠다, 겁주는 것 아니에요. 어디 어둑어둑한 골목길 덩치 큰 분이 인상 팍 쓰고 있는 것 같은 공포감을 받게 하는데 그거 안 좋은 습관입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혼연일체'를 강조한 것뿐이란 설명을 내놨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발언에 대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잖아요.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첫째도 둘째도 혼연일체의 집권여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런 노력들을 기울여야겠다는 취지로 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건강한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3권 분립,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죠. 정 비대위원장이 교통정리에 나선 이유, 답답함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는데요.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상당히 속이 상하실 것 같아요. 전대룰도 바꾸고 나름대로는 세팅을 잘 해놨다고 생각을 하는데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답답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의사표시라고 생각을 할 것이고요.]

정 비대위원장이 공들인 룰 세팅, 함정을 잘못 파 답답할 거란 지적도 있죠? 유승민 전 의원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였던 결선투표제 도입이 자칫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나 전 의원이 변수가 된 건데요. '반 김기현' 연대의 표심, 절반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김기현 대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 김기현, 윤상현, 이 중에 한 명 올라올 거 아닙니까? 그러면 1대 1로 붙여야 되지, 이거 다 결선투표 할 텐데. 지금의 1, 2, 3, 4, 5등을 가르는 건 의미가 없다. {지금 룰 상으로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죠?} 아무 의미 없는 거죠. 그래서 정진석 비대위가 함정을 잘못 팠다.]

그래서일까요? 안철수 의원,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아무래도 막상막하의 경쟁자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전당대회가 흥행이 될 것이니까 나오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거고요. 그러니까 이건 전혀 제 개인적인 이해타산하고 상관없는 겁니다.]

개인적인 이해타산과 상관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출마하면 또 수도권 바람은 불죠. 그런 어떤 연대다 뭐다 이런 어떤 정치적인 용어를 우리가 들먹일 필요도 없이, 수도권 후보가 되니까 수도권이 그런 어떤 중요한 거 아니냐라고 하는 자연스러운 그런 수도권 바람, 그런 효과는 있지 않나.]

수도권 대 영남은 물론, 반윤핵관 대 윤핵관의 전선을 확실히 그을 수 있다는 건데요. 친윤계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친윤계의 바람과 달리 나 전 의원은 이미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소식이죠. 최종 입장은 윤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 밝힐 걸로 보입니다.

[박종희/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요 며칠 사이에 행보라든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출마 의지는 명확해 보이지 않습니까. 다만 이제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서 외국에 나가 계시고 하니까 그 기간에 어떤 의사를 밝히는 것은 좀 예의가 아니다, 국내 정치 뭐 걱정하시게 만드는, 그래서 귀국 후에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죠.

[김병민/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이 지금 해외순방에 나가서 하고 있는 좋은 성과들이 있는데, 그게 국내 정치 뉴스에 좀 가릴 수 있거든요.]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번의 핵심은 설 밥상에 '내가 UAE에 가서 이런 이런 선물을 많이 가져왔습니다' 해야 되는데, 이게 나경원이 계속 뭐 구 인사 다니고 성당에 왔다 갔다 하고 그러면은 '선을 그어야 되겠다…' 그런데 그 정도까지 하셔라, 더 나가시면 안 됩니다.]

나 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윤 대통령의 UAE 외교 성과,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겁니다. 윤핵관들에게 '반윤'이라고 낙인찍힌 상황에서,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친윤이다, 메시지를 낸 듯싶습니다. 한편으론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분리해 공세에도 나섰는데요. 나 전 의원 측은 윤핵관을 '진윤'이라고 칭하며, 대통령의 뜻을 곡해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습니다.

[박종희/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나경원 전 대표가 이제 계속 독보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김기현 의원은 뜨지 않고 하니까,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을 하고 있어서 여러 진윤 의원들이 나서서 나 의원을 공격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크다. 거부감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대통령의 뜻을 곡해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당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장제원 의원을 타깃으로 삼았는데요.

[박종희/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장제원 의원은 좀 말조심을 해야죠. 나경원 전 대표가 한참 선배 아닙니까. 그러고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분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서 경선전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전 처음 봤어요. 굉장히 그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대표 선거전에서 절대로 대통령을 끌어들이면 안 됩니다.]

윤 대통령과 달리, 장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하다고 판단한 듯 싶습니다.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김기현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장제원 의원이 굉장히 앞장서서 이렇게 싸우고 있단 말이에요. 이게 뭘 의미하냐 하면 이거 '김장연대'라고 하는 게 따지고 보면 김기현 후보를 찍으면 장제원 의원이 다 하는 거 아니야?]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장제원 의원 밉상입니다, 밉상. 국민 밉상 윤핵관. 실질적으로 장제원 의원이 국민들은 빼고 당원들 투표하면 1~2% 받겠습니까? 특히 장제원 의원 말 함부로 안 했으면, 그 입을 닫아라.]

정치권에선 저출산위 부위원장 인선을 놓고, 장 의원의 입김설도 돌았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현재 후임으로 내정된 김영미 동서대 교수는 친윤에게 낙점받았다는 오명을 받기 딱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동서대는 친윤 장제원 의원의 부친이 설립하고 모친이 재단 이사장이며 형이 총장으로 있습니다.]

친윤계에서도 나 전 의원을 겨냥한 카더라, '설'을 흘리기 시작했는데요. 나 전 의원이 장관 자리를 너무나 원해 임명하려고 했지만, 못했다, 그 이유는 본인이 잘 알거다, 운을 띄운 겁니다.

[김성태/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13일) : {진행 절차가 있었는데 왜 그때 장관 자리를 안 줬을까요?} 그건 본인이 제일 잘 알겠죠. 이게 장관 자리는 국회에서 청문 동의가 이루어져야 되잖아요. 지금 저출산 부위원장 같은 경우는 국회 청문 절차가 없이도 임명이 가능한 자리예요. 그거는 유추해서 판단해 보세요, 무슨 뜻인지.]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 이야기는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친윤이나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서 뭔가 또 하나의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당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여권 내에서 이렇게까지 싸울 일인가 싶은데요. 대통령이 총재직까지 겸하던, 그 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지금의 국민의힘 상황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 랩으로 마무리합니다.

"전두환 시대였다면 니가 나 건드리면 가지바로 지하실"
- 강강강?|노엘 (출처 : 사운드클라우드 'NO: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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