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설 뒤 해제될 듯… 코로나 안정세지만 中이 변수(종합)

세종=손덕호 기자 2023. 1. 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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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300만명 더 걸리면 이번 유행 끝날 것”
“가장 안전한 것이 사람 생명 하나라도 더 보호”
“설 전에 딱 하면 좋을 수 있겠지만, 방역은 영웅적 결단 요하는 분야 아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설 연휴(21~24일)를 지나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국내 유행 상황이 안정화되고 있고, 중국 등 해외 유입도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에서 춘제(春節, 설) 연휴에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 뒤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유행이 변수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논의를 하루 앞둔 16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책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6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에 대해 “그때가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며 “설 전에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설 이후에 분명한 시기를 못박든 이미 시기는 거의 다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위험 요소는 국내 요인은 거의 없다”며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다고 해서 급격하게 유행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요건으로 ▲주간 환자 발생 2주 이상 연속 감소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전주 대비 감소·주간 치명률 0.10% 이하 ▲4주 내 동원 가능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동절기 개량백신 추가 접종률 고령자 50%·감염취약시설 60% 이상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개량백신 접종률을 제외하고 3가지를 충족한 상태다. 방역당국은 2개 이상을 충족할 경우 대중교통·사회복지시설 등 일부를 제외하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수 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오는 17일 회의를 열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다만 정 위원장은 “해외 요인이 없다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다음 단계로 내려가도 된다고 보고 있다”며 해외 코로나 상황을 변수로 꼽았다. 그는 “국내 여건은 만족됐더라도, 해외 요인 때문에 더 보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 아니겠느냐”면서 “가장 안전한 것이 가장 무난하고, 사람의 생명을 하나라도 더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별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브리핑에서 최근 감염 경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시작 전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기대를 접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위원장은 “기분 좋게 설 전에 딱 하면 좋을 수 있겠지만, 의료와 방역정책은 영웅적인 결정, 결단을 요하는 그런 분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의 국내 코로나 유행에 대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유행 추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1주일 간 확진자 수는 30만 명으로, 1월 첫째 주(1~7일)의 41만명보다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간 사망자 수는 400명에서 356명으로 11% 감소,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530명에서 440명으로 17% 줄었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 200만~300만명이 더 걸리면 이번 유행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실내마스크 해제에 대비해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층, 특히 60대 초반,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이용자 및 종사자, 만성질환 보유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개량백신을 접종해 면역력을 갖추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에 국민들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코로나 유행 속도가 다시 빨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정 위원장은 “설 연휴 방역대책은 정부 발표를 보면 충분하다”며 “설 연휴 때는 식당이나 카페, 술집이 문을 닫는다. 명절로 인한 대규모 전파는 크게 염려를 안 한다”고 했다.

16일 중국 상하이 한 기차역에서 춘제를 앞두고 고향에 가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의 변수인 해외 요인 가운데 중국의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 정 위원장은 중국의 코로나 유행 상황에 대해 영국 가디언지(紙)에서 1월 첫째 주까지 중국 대도시 인구의 70~90%가 감염됐다고 추정한 보도를 전하고, “대도시에서의 발생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춘제에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나 시골로 이동하는 인원이 20억명, 2배 늘었다는 보도가 있다”며 “2차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중국CDC)와 영국 연구진도 대도시에서는 1월 중순에 1차 정점이 오고, 춘제(22일) 이후 대규모 이동에 따른 추가 유행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국내에 가장 많이 입국한 외국인은 일본,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이다. 정 위원장은 “일본은 최근 10만명당 확진자가 우리나라의 1.5배를 넘고, 미국도 XBB.1.5로 언제든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행인 점은 일본과 미국 등도 유행이 감소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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