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둔촌주공 `계약 마지막 주말`인데 사람이 없다고?

이미연 2023. 1. 16.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모델하우스 주차장 전경. 사진 이미연 기자
지난 15일 오후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현장 전경. 사진 이미연 기자

"둔촌주공 오늘 정당계약 마지막 주말인데 텅텅텅텅 비어있다더라."(1월 15일 A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판)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기사거리를 찾아 헤매는 금융부동산부 이미연입니다.(제보주시면 소중하게 취재하겠습니다. :)

이번 시간의 주인공은 다시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입니다. 정당계약이 오는 17일까지라서인지 모 유명사이트의 검색순위 상위권에서 내려오지를 않고 있네요. 이자 부담에, 집값하락에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수요자가 있기는 할테지만 텅텅 비어있을 정도의 공포 수준인건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걸 확인할 방법은, 네 예상하신대롭니다. 진눈깨비 휘날리는 일요일인데다가, 기온까지 뚝 떨어지며 비바람 몰아쳤지만 가야죠, 현장 갔습니다.(이놈의 궁금증)

15일 오후 3시 넘어 도착한 둔촌동역은 일요일이라 공사가 멈춰서인지 약간 고요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둔촌주공 모델하우스 입구가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 안쪽이라 약간 한산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길에는 이 궂은 날씨에도 '떳다방' 몇 분이 자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서 만난 주차장은 게시판의 우려와는 달리 전혀 비어있지 않았습니다. 모델하우스 오픈 날처럼 줄서서 대기하는 등의 풍경은 연출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50여대 이상의 차량이 주차장에 자리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계약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대기가 길지 않도록 예약제로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이 아닌가 했습니다.

저는 당연(?)하게도 모델하우스 안까지는 못들어갔습니다. 입구를 지키는 관계자 분들 말씀으로는 "계약자들이 불안해 해서 기자를 포함한 외부인 출입을 전면 통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하시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당첨자를 섭외해서 왔어야 했는데!(...저를 포함해 제 지인 중에는 당첨자가 없습니다 쿨럭)

산 넘고(?) 강 건너 거기까지 갔는데 빈손으로 후퇴할 수는 없죠. 모델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커플께 조심스레 말을 걸었습니다. 역시 계약자 분이 맞으시더군요.

전용면적 49㎡ 타입 당첨된 분들이셨는데요, 집값이 떨어지는 이런 시국에 계약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없으셨는지를 여쭤보니 남자분은 "별 고민 없었다"며 호탕하게 웃으셨고, 여자분께서는 "고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자는 좀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계약을 하고 나온 팀으로부터 내부 분위기도 살짝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처럼 계약자들이 아예 없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엄청난 시간동안 대기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적당히 기다린 후 차근차근 계약서 쓰고 나왔다고 하시네요.

다음 당첨자 가족은 전용 84㎡ 계약팀이었습니다. "다행히 정책이 바뀐 덕분에 중도금 대출이 나온다고 해서 결정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운을 뗀 중년 남성 분께서는 "지금 당장은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입주하는 2025년부터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활짝 웃고 가셨습니다.

차분한 계약자들과는 달리 커뮤니티가 큰 관심을 갖는 건 아무래도 '둔주 일병 구하기'로 불리는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의 사업비 대출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기도 한 듯 합니다.

그건 조합 일이니 관심없으시다구요? 그럴리가요. 일반분양 계약자도 당연히 연관이 있습니다.

당초 조합은 오는 17일까지 일반분양을 진행해 그 계약금을 받아 사업비를 상환하려고 했습니다. 초기 계약률이 최소 77% 이상이어야 일시 상환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요. 이 수치가 부담이었는지 조합은 투트랙으로 HUG 보증을 통한 자금조달도 추진해왔고, 이 부분이 성공한 겁니다.

이 사실을 살짝 비틀어보니 어라? HUG가 아무 현장이나 보증을 서주지 않을텐데, 일찌감치 보증 결정을 했다는 것은 일반분양 계약이 충분히 7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는 걸까요.

궁금한 건 못 참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HUG 관계자는 "(사업비 보증의) 심사기준이 10가지 정도 되는데, 초기 분양률(계약률)도 그 중 하나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며 말을 아끼셨습니다. "사업 진행이 안정적인 현장이고 준공까지 잘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부분까지만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일단 안정성 여부는 현장만 봐도 느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공정률은 약 55%, 현재 최고 30층까지 올라갔다고 하네요.

정당계약 분위기가 험악할 정도는 아닌 듯 하여 여기저기 계약률 현황을 알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조합 측은 '줍줍'(무순위청약) 전까지 계약률이나 미계약 물량을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니 정당계약 마지막 날(17일)이 아닌 무순위 청약 날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