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살인범 2명…검찰, 사형·무기징역 구형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승만(왼쪽)과 이정학. /대전경철청

검찰이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의 범인인 이승만(53)과 이정학(52)에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6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승만·이정학의 살인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각각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함께 요청했다.

검찰은 최후진술에서 “이승만은 아직도 권총을 발사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범행이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진 점, 이정학은 사격 경험도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이승만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교 동창 사이인 둘은 2001년 10월 15일 대전 대덕구에서 순찰 중인 경찰관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쓰러뜨린 후 권총을 탈취하고 이때 빼앗은 권총을 두 달 뒤 강도살인 사건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원에서 검정 그랜저를 훔쳐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대전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은 지난해 8월 25일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들을 사건 발생 21년 만에 검거했다. 당시 이들이 버리고 간 차량 안에서 발견된 마스크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DNA가 검출됐고, 이 DNA가 2015년 충북에서 수사한 불법 게임장에서 검출된 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당시 게임장을 드나들었던 1만5000명에 대한 수사를 벌여 이정학을 용의자로 특정해 검거했고, 공범인 이승만도 잇따라 붙잡았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