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임’ 김봉현에 징역 40년 구형…“완전 격리돼야”

[라임·옵티머스 의혹]도주 등으로 네 차례 연기 후 결심공판 열려
검찰 “공범들 중형 선고받아”
김봉현 “피해 변제 위해 도주…검찰이 압박”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이 지난해 9월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다 도주했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게 징역 40년과 추징금 774억354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청했다. 횡령 공범으로 기소된 김아무개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에게는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매우 중대한 경제범죄이자 부패범죄”라며 “이번 재판으로 사회 구성원이 다른 사람의 재산을 함부로 사용하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사실, 범죄 수익은 반드시 환수된다는 사실, 수사재판 도중 도주하면 반드시 더 중한 형이 선고된다는 사실, 우리 사회 사법 정의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도록 심사숙고해주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의 양형 사유로 두 차례에 걸친 김 전 회장의 도주와 재판 지연 행위 등을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적반하장의 태도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를 원망하는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며 “재판이 지연되는 와중에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전혀 변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한 순간, 김봉현은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돼야 할 개전의 정(뉘우치는 마음가짐)이 전무한 범죄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검찰은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등 김 전 회장 공범들이 대부분 받은 3∼7년형을 받은 사실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공범은 죽을 힘을 다해 도주한 김봉현과 다르게 정상적인 수사를 거쳐 형사책임을 다하고 중형을 선고받았다”며 “범인도피죄에서 김봉현에게 법정 최고형이 선고돼야 할 이유”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2018∼2020년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와 수원여객, 재향군인상조회 자금 1330억원을 횡령하고 청와대 행정관 등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11일 결심공판이 열리는 날 보석 조건으로 착용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그는 도주 48일 만인 지난해 12월29일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2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재판 직전 몸이 좋지 않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재판이 연기됐다. 김 전 회장은 도주 등의 이유로 네 차례 결심공판이 연기된 끝에 이날 수의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주한 것은 아니고 피해자들의 피해를 변제하기 위해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고 도주했다”며 “깊이 뉘우치고 사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020년 10월 (자필 옥중 서신 형태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으로 검찰이 저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압박해 왔다”며 “검찰의 추징대로 저는 결코 몇백억원을 편취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