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울고 신세계 웃고…회사채 시장 엇갈린 라이벌
신세계 발행 규모 10배 넘는 수요 몰려 대비
이번주 A·BBB급 수요예측 줄줄이 예정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호텔롯데(AA-)가 수요예측 물량을 채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 대비 높은 금리로 발행하면서 연초 효과 훈풍을 누리지 못했다. 반면 신세계(004170)(AA)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1조원이 넘는 금액이 몰리면서 흥행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 전망한 양극화 현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15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총 539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2년물 700억원에는 2810억원이 들어왔고, 3년물 800억원에는 258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해 들어서 AA급 우량채 수요예측에 대부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민평금리 대비 두자릿수 언더 발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오버 발행을 기록한 것이다. 언더 발행 주문 규모도 2년물 450억원, 3년물 500억원에 그쳤다.
호텔롯데의 이번 수요예측에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총 6곳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발행 예정 규모보다는 큰 규모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호텔롯데는 총 3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더 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건설발 유동성 우려로 인해 자금 경색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롯데건설이 채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의 힘을 얻어 간신히 2500억원 모집 물량을 채웠고, 올해 초 롯데제과가 진행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1조655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호텔롯데가 ‘반절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재무 부담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호텔롯데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증권의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이주원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호텔롯데에 대해 “지난 2021년 잠실 월드타워 소유 자산을 롯데물산에 매각하면서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음에도 절대 수준에서 낮은 총영업현금흐름(OCF)과 투자부담으로 2019년 말 4조8000억원이던 연결기준 순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지난해 9월말 6조원까지 증가했다”면서 “영업실적이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순차입금/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4.1배에 이르는 등 영업현금창출규모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호텔롯데와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는 흥행에 성공했다. 총 1000억원 어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총 1조69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2년물 500억원 수요예측에는 5900억원이 들어왔고, 3년물 500억원에는 1조1050억원이 몰렸다. 발행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이 맡았다. 신세계는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bp~+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모집물량은 -54bp~-45bp에서 모두 채웠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세계는 2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주에는 A급과 BBB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비우량채에까지 1월 효과가 확산했는지 여부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7일 효성화학(A)을 시작으로 18일 신세계푸드(A+), 하나에프앤아이(A), 제이티비씨(BBB0), SK인천석유화학(A+) 등이 수요예측을 기다리고 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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