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한 적 없다"…옛 제자, 아마노 준 이적 관련 '팩트체크' 한 홍명보 감독
“일본에 갔을 때 존경하는 감독이 한 분이 계셨어요. 저는 그런 감독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그 사람(아마노 준)을 인신공격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 홍명보(54) 감독이 오늘(16일)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취재진 앞에서 한 말입니다. 홍 감독과 아마노 준은 스승과 제자 사이였죠. 아마노 준은 지난 시즌 울산에서 30경기 9골 1도움을 기록한 울산 우승의 핵심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아마노 준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맞수 팀 전북 현대로 가면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시작은 홍 감독의 발언이었습니다. 아마노 준을 향해 “아마노는 내가 만난 일본인 중 최악이다. 거짓말을 하고 전북으로 떠났다”라고 다소 격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공교롭게 이 인터뷰 직후 전북 현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마노 준은 “어제 기사를 통해 밝힌 내용은 나로서도 충격이었고, 홍명보 감독님께 실망도 했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아마노는 ”홍명보 감독은 나를 K리그로 데려와 준 분이고 17년 만의 우승을 함께한 전우다.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즌 앞두고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선 저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구단에서 팩트체크가 있을 거예요. 저희 선수들과 저한테는 2023년에 대한 질문만 해주시면 잘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미디어 캠프는 아마노 얘기를 듣고 난 이후 홍 감독의 첫 공식 석상이었습니다. 취재진에게 이번 시즌의 계획과 포부만 물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쏟아지는 질문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구단과 아마노 준과의 계약 단계를 상세히 알고 한 발언이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알고 했다”라고 답했고, 인신공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는 5년 동안의 일본 선수 생활을 언급하면서 “인신공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자회견 끝난 뒤, 울산 구단은 이례적으로 '아마노 준 이적 관련 미디어 브리핑'이라는 사실관계를 소상히 적은 문서 2장을 공개했고 그 뒤 약식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일본으로 돌아간지 2주가 넘은 지난해 11월 중순에야 구단 측 오퍼가 왔었다"
아마노 준의 이 주장에 대해 전성우 울산 현대 부단장은 "10월 31일 1차 임대 제안서, 11월 3일에 2차로 조건을 더해 아마노의 원구단인 요코하마에 보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울산은 서면 브리핑에선 "지난해 7월, 10월, 11월엔 아마노의 완전 이적 혹은 임대 연장에 대해 논의와 합의를 했다"고 적었습니다.
“울산은 진심으로 생각하고 (협상) 자리를 만든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받아들였다”
이 발언에 대해서 울산은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저희하고 미팅을 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울산은 "전북이 제시한 금액보다는 애초 울산이 제시한 금액이 낮았지만, 아마노가 울산과 다른 조건만 맞춘다면 함께 하고 싶어했다고 말해왔다"라면서 "아마노의 감정에 대해서 저희가 알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선수의 이적 문제에 대해 선수와 구단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날선 말을 주고받는 상황은 이례적입니다. 이에 관해 울산은 "아마노 선수가 사실과 다른 부분을 언급했고, 바로잡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라며 "감정싸움을 원하지 않는다. 이 자리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홍 감독은 이날 첫 마디로 “요즘 이슈가 되는 문제(아마노 준과의 갈등)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내 생각을 밝혔다.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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