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사건' 전익수, 첫 공판 '혐의 부인'…유족 "애끓는 고통"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군 검사에게 부당한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등 혐의를 받는 전익수 전 실장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전 전 실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군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가법상 면담강요 등 혐의의 구속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가법이 정하는 범행 대상은 피해자나 목격자인데, 전 전 실장은 수사 주체인 군 검사와 통화했기 때문에 범행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발언 내용을 보더라도 면담 강요나 위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며 "국방부에서 수사를 통해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지만, 특검은 이 중사 사건과 무관한 내용으로 피고인을 기소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3월13일 전 전 실장과 통화한 군 검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 시작 전 이 중사 유족이 전 전 실장을 향해 소리치는 소동이 있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전 전 실장이 법정에 들어서자 "네가 우리 예람이도 죽이고 나도 죽였다"며 소리쳤다.

이에 전 전 실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을 향해 큰 소리를 내고 출입구를 가로막는 행동은 옳지 않다"며 "재판 공정성을 훼손하고 피고인을 위축시킬 수 있는 행위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발언기회를 얻어 "우리 아이가 당했을 고통을 위축과 비교할 수 있을까"라며 "재판을 망치고자 하는 의도는 없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 약속하겠지만, 저희의 애끓는 고통과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전 전 실장은 이예람 중사 사건이 발생한 당시 공군 법무실장으로 군 검찰을 지휘·감독한 책임자다. 그는 이 중사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군무원 양모씨로부터 이 중사를 성추행한 가해자 장모씨의 재판 정보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양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양씨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군 검사에게 전화해 면담을 강요하고 위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검팀은 전 실장이 양씨에게 범행을 지시했다고 한 구속영장이 잘못됐다며 군 검사를 추궁하고 관련 수사진행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특검팀은 전 전 실장이 해당 군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직권남용이 아닌 면담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공군 성추행 피해자 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을 기소하며 10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전 실장은 부실 초동수사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자신의 수사와 관련해 부당하게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방부 검찰단이 불기소했던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 군 검사 1명이 기소됐고 2차 가해를 저지른 이 중사의 상급자와 공군본부 장교 등도 기소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예람 중사의 빈소 /사진=뉴스1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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