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다보스 '코리안 웨이브'
"韓 강국부상 경험 공유를"
韓대통령 9년만에 참석
부산엑스포 홍보 총력전
53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의 시골마을 다보스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따뜻한 날씨를 예상했던 경찰과 주최 측은 차량을 정리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이번 포럼에는 52개국 정상급 인사를 비롯해 2700여 명의 글로벌 리더가 총집결한다. 총을 든 군인들이 곳곳에서 삼엄하게 경계를 펴는 이유다. 한편에는 포럼에 반대하는 시위대, 다른 한편에는 스키를 타는 관광객까지 엉켜 묘한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 바로 다보스다.
다보스포럼은 선진국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수십 년간 글로벌 질서를 이끌어온 집단지성의 장(場)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2015년 WEF가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은 글로벌 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됐다. 스위스 정부는 포럼의 부활을 위해 '코로나 프리'를 선언했다. 입국 시 아무 증빙서류도 필요하지 않았다. 행사가 집중된 '콘그레스센터'에 출입하려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양성이 나와도 격리는 없다. 검사도 타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용액을 입 안에 머금었다가 뱉어내면 그만이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안내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다'고 적혔다. 전 세계가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달려가야 한다고 웅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과거와 다른 점은 또 있다. 한때 다보스를 점령했던 중국 기업들의 빈자리를 한국이 채운 것이다. '코리안 나이트' 행사가 열리는 아메론호텔 앞에 서자 외벽에 걸린 대형 걸개그림이 한눈에 들어왔다. 갓을 쓰고 뒷짐을 진 조선 선비의 흑백사진이다. 1893년 시카고부터 엑스포에 참여한 한국의 열정을 설명하며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실렸다. 호텔 정문에는 현대차 제네시스 콘셉트카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들과 함께 다보스를 찾아 단독 연설을 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의 다보스행이다.
뵈르게 브렌데 WEF 총재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세계화와 민주주의를 토대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강국 중 하나로 부상한 경험을 공유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 세계가 각자도생에 나서며 극도로 파편화된 지금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역할을 키우고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다.
[다보스(스위스)/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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