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年 5만달러 해외송금 규제' 사라져
24년만에 사전신고 의무 폐지
이르면 내년 하반기 新외환법
정부가 개인 기준 연간 5만달러(약 6182만원)로 제한한 해외 외환 거래 문턱을 없애고 24년 만에 규제를 대폭 낮추는 내용의 신(新)외환법 제정에 다시 시동을 건다.
이를 통해 한국의 경제 외형에 걸맞은 외환 거래 규제를 만들고, 외환 거래를 자유화해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 해외 자금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작년에도 신외환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하반기 달러당 1400원을 넘나드는 '킹달러' 기조로 이를 보류한 바 있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기존 외국환거래법을 대체할 신외환법 기본 방향을 이달 말께 발표한다. 이어 연내 법령안을 다듬어 입법화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외환법을 전면 개편하는 건 1999년 현행 외국환거래법을 제정한 이후 24년 만이다.
신외환법의 기본 취지는 자본 거래 사전신고 등을 폐지하고 외환 거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다. 현 외국환관리법은 외자 유출 통제가 목적이었다. 일례로 개인은 5000달러까지 해외 송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가능하나 이를 넘어서면 거래 외국환은행을 지정한 뒤 송금해야 한다. 외국환 송금 규모가 해당 연도 기준 5만달러를 넘으면 외국환 거래은행 영업점을 통해서만 송금할 수 있다. 특히 송금에 앞서 송금 사유와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류를 사전신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송금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 아예 현금을 들고 해외로 직접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 역시 해외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사전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매년 사후보고서를 내야 해 자유로운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신외환법은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법 제정이 목표다. 국민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해외유학이나 여행, 개인 간 송금 등 외환 거래 과정에서 사전신고 의무가 없어지는 것이다. 일상적 외환 거래는 거래 유형이나 상대방, 규모 등 부분만 사후신고하면 된다. 사전신고해야 하는 거래는 법규상으로 열거한다. 기재부는 지난해 제정 방향을 발표할 당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면 중대한 경제적 영향을 초래하는 일부 거래에 대해 사전신고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외국환 거래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에 차등을 뒀던 업권별 외환 업무 규제도 동일 업무와 동일 규제 원칙으로 전환한다. 현재는 업권별로 금융기관의 구체적 외환 거래 업무 범위가 규정돼 있다. 증권사는 환전이나 송금 업무가 제한되는 식이다. 신외환법은 은행으로 한정했던 외국환 거래기관은 모니터링 역량 등 기준을 충족한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며 외국환 은행과 투자매매업자, 소액 해외 송금업자 등에 따라 다른 송금 한도 규제를 통일한다.
또 정부는 원화의 국제화를 위한 발판으로 외국인과 비거주자의 원화 지급·수령 규제 완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신고·보고 대상과 절차를 간소화하며 국경 간 자금 이동이 없는 거래는 사후보고 의무도 줄인다. 각종 금지조항과 예외, 예외의 예외 조항이 뒤섞여 복잡한 외환법령 체계도 '원칙과 예외'로 단순하게 구성하기로 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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