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면제·운영권 노리고 제주유명식당 대표 살해…일당 3명 기소

제주지방검찰청.

경제적 이익을 노려 제주의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일당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검은 ‘제주 유명 식당 청부살인 사건’을 수사한 결과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피고인 박모씨(55)와 김모씨(50), 김씨의 아내 이모씨(45)를 16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2021년 1월~10월 사이 박씨가 종중 결의도 없이 부산 기장군 2필지를 피해자에게 매도하면서 매매대금 5억45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봤다. 김씨와 이씨는 2022년 11월부터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여객선에 탑승하면서 행적을 숨기기 위해 지인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것이 확인돼 공문서부정행사 혐의가 더해졌다.

검찰은 피해자 A씨가 운영하던 식당의 전 관리이사인 박씨가 살인을 지시하고, 김씨가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김씨의 아내 이씨는 김씨의 범행을 도운 조력자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박씨로부터 경제적인 대가를 약속받고 지난해 12월16일 오후 피해자 집에 몰래 침입해 기다리고 있다가 집에 있던 둔기로 피해자를가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집에서 현금 491만원과 18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등을 훔쳐 달아났다. 그의 아내 이씨는 김씨의 범행과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피해자의 식당 운영에서 배제되고 피해자로부터 관계 단절과 채무 변제를 요구받자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하면 박씨는 피해자에게 진 3억원의 채무와 종중 소유 토지 무단 매매대금인 5억4500만원 등 모두 8억4500만원을 면탈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봤다.

박씨는 2020년 3월쯤 피해자가 본인 식당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지인 소유의 토지를 공동담보로 제공했다. 검찰은 박씨는 피해자 사망 후 대출연장에 자신이 동의하지 않으면 식당 토지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상속자인 자녀를 압박해 식당 운영권을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이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박씨가 범행 대가로 3200만원을 건네주고, 피해자가 사망하면 식당 지점 운영권과 채무 2억3000여만원을 해결해줄 것을 약속하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앞서 2022년 9월부터 12월 초순까지 수개월간 교통사고를 위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6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또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피해자를 미행하거나 피해자의 휴대전화기를 파손할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송치 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계좌거래 거래내역, 사건 관계인 보유 재산의 권리관계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