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2003년 이래 최대 하락.."바닥이 어디"
전국·서울 아파트값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
집값 떨어지면서 전세·월세가격 등 동반 급락세
추가 금리 인상, 매물 적체.. 실수요자 진입 난항
부동산 거래 침체 해소 '아직'.. 집값 추이 '진행형'
지난달 전국의 주택가격이 2003년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아파트만 해도 연간 하락률이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수준을 웃도는데다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는가 하면, 바로 전년 수준의 반토막 또는 아예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경우가 비일비재해 불안한 시장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아직 집값이 바닥이 아니라는 전망도 비등한 탓에 언제쯤 거래가 풀릴지, 당분간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 전국 주택가격 -1.95% 하락.. 종전 하락 폭 경신
오늘(16일) 한국부동산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가격이 전달보다 1.9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가격도 지난달보다 -1.96%, -2.60% 하락세를 기록해 관련 통계 조사 이래 가장 큰 낙폭으로 기록됐습니다.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2.91%, -3.66%를 기록하며 종전 최대 하락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 지방 하락세 뚜렷..대구, 대전 등 주도
수도권은 매수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서울(-1.96%) 25개구 하락 폭이 확대됐습니다.
경기(-2.88%)는 신규 입주물량 영향을 받는 곳 중심으로 낙폭이 두드러졌고, 인천(-3.19%)은 연수·남동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지방도 매수심리 위축세가 여전했습니다.
입주물량이 있는 지역 매물이 쌓이는 실정으로 대구(-2.56%)와 대전(-2.24%), 울산(-1.87%)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라, -0.58%로 전달(11월) -0.22%에서 두 배 이상 낙폭을 키웠습니다.
■ 주택가격 거듭 '뚝'..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최대 하락
지난해 전반적인 집값 약세로 인해 연간 주택 종합 가격은 전국이 4.68%, 서울은 4.75%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적으로는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서울은 2012년(-4.75%) 이후 1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파트값은 연간 누계 기준 전국이 7.56%, 수도권 9.68%, 서울이 7.70% 떨어졌습니다.
이는 2003년 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바로 직전 침체기로 꼽는 2012년 이상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로 보고 있습니다.
■ 공급 과잉 여파...아파트값 전년 대비 낙폭↑
세종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져 1년 간 17.12%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 대구(-12.38%) 등 순으로, 워낙 매물이 많이 공급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2021년만 해도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며 상승 부문 1, 2위를 기록했던 인천(-12.52%)과 경기(-10.13%)는 지난해 10%이상 떨어지며, 원점 이하로 입지가 돌아섰습니다.
■ 제주 2021년 18% 상승 → 마이너스 전환
제주는 누계 매매가 변동률이 -1.39%로 전북(-0.48%), 강원(-0.63%) 다음으로, 언뜻 봐선 하락폭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바로 전년도(2021년) 상승폭이 18.50%로, 앞서 상승 1위와 2위였던 인천과 경기에 이어 3순위였던 걸 감안하면 경색된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합니다.
한 해 동안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데다,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환됐습니다.
수요는 없고 거래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매매가 정체된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전세시장 경색.. 18년 만에 최대 낙폭
전세도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8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이 전격 시행되면서 가격대가 형성되던 전세 수요가 묶인데다, '깡통’이다 '거래 절벽'여기에 매매 물량들이 전세로 전환되면서 이렇다할 활로를 찾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전국 주택 전세가는 지난해 5.56%, 서울이 6.55% 하락했습니다.
이는 각각 2004년(-5.84%, -7.80%)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전국 8.69%, 서울 10.11% 떨어져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습니다.
■ 공급물량 등 증가..전세가격 하락 부추겨
서울(-3.08%)이 대단지 위주로 매물가격이 하락하며 전세가 낙폭을 키웠고 경기(-3.57%)·인천 역시 입주물량이 있는 신도시와 구도심 밀집지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방도 다를게 없어 대구(-3.29%), 울산(-2.32%), 대전(-2.28%)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제주도 -0.45%로 전달(-0.13%)보다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누계로는 0.04% 상승이지만, 전년(2021년) 5.31% 상승했던걸 감안하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 월세, 전세가와 동반 하락 양상
월세도 지난달 전국이 0.28%, 서울이 0.27% 떨어졌습니다. 전달(-0.11%)보다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아파트 월세만 해도 지난달 전국이 0.41%, 서울이 0.45% 내렸습니다.
지방은 전달(-0.03%)보다 낙폭이 커진 ?0.13%를 기록했습니다.
제주는 상승폭이 꺾여, 전달(0.20%)보다 낮은 0.03%에 그쳤습니다.
■ 공급량 적체, 고금리 등.. 당분간 집값 하락
더불어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에 규제지역 완화 대책들을 쏟아내면서 낙폭이 다소 둔화됐다고 하지만, 당분간 하락세를 점치는 분위기 역시 팽배합니다.
부동산원 측은 "전세가격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주요 단지 위주로 전세와 월세가격이 동반 하락 양상을 보였다"며 “지방만 해도 계절적 비수기와 경기침체 등으로 이사 수요가 위축된게 영향을 미쳤고, 공급량 누적에 고금리 여파가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들은 "계속 매물들이 나오는데 최근까지도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래될 때마다 가격이 떨어지는데, 거래가 성사되는게 용할 정도다. 제대로 거래시장이 정상화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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