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여의도·목동 집값 5억~6억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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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놨지만 서울 여의도, 목동 등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선 이전 최고가보다 5억~6억원씩 급락한 매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2021년 6월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해 재건축이 좌절됐다가 최근 안전진단을 재신청한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전용 83㎡는 지난달 24일 이전 최고가(14억7500만원, 2021년 8월)보다 5억원가량 급락한 9억6000만원에 팔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10억원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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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범, 석달 새 20억→15억
목동신시가지 전용면적 74㎡
16.8억→10.2억원으로 '털썩'
고금리에 규제완화 영향 없고
초과이익환수제 등 '대못' 여전
업계 "당분간 반등 가능성 낮아"
정부가 최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놨지만 서울 여의도, 목동 등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선 이전 최고가보다 5억~6억원씩 급락한 매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의 호재가 금리 인상과 실물경제 침체 악재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토지거래허가제 등 ‘대못 규제’가 아직 남아 유망 재건축 추진 아파트도 가격 하방 압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의도 시범, 석 달 새 5억원 급락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 아파트 전용면적 79㎡는 지난 9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최고가(20억1000만원)보다 5억원 넘게 하락한 금액이다. 2021년 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재건축·재개발) 대상지로 선정된 시범은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아파트로 꼽힌다. 작년 11월 총 2500가구,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여의도동 A공인 관계자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끊기다시피 해 호가를 확 내린 급매물만 나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아파트 전용 118㎡는 작년 11월 20억16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오는 18일 열리는 재경매는 최저가 16억1280만원에 진행된다. 최초 감정가나 직전 실거래가(20억원, 2021년 12월)보다 4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74㎡도 9일 최고가(16억8000만원, 2021년 10월)보다 6억6000만원 낮은 10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완화된 안전진단 기준에 따라 최근 양천구로부터 ‘재건축 확정’으로 변경된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통보받았다. 조건부 재건축은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하면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받아야 하지만 재건축 확정 판정을 받으면 즉시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 신정동 B공인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는 오래 기다렸던 호재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매수 문의가 드물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반등 어렵다”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도 지난달 24일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11억2000만원, 2021년 10월) 대비 3억원가량 떨어졌다. 성산시영은 재건축 추진 6년여 만인 올 1분기 총 4823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2021년 6월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해 재건축이 좌절됐다가 최근 안전진단을 재신청한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전용 83㎡는 지난달 24일 이전 최고가(14억7500만원, 2021년 8월)보다 5억원가량 급락한 9억6000만원에 팔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10억원이 무너졌다. 재건축 추진 기대로 21억원까지 올랐던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전용 84㎡도 지난달 말 13억8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잇단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 여파로 주택 매수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어 당분간 재건축 아파트값이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안전진단 기준을 낮추고 규제 지역을 대거 푼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어 알짜로 꼽히는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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