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찾은 羅 "저의 길 계속"…'출마' 두글자만 빠진 당권행보
나경원, 이승만·박정희 참배
"尹과 정권교체 씨앗 함께 심어"
오세훈 시장과 만찬회동 앞서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 안될것"
김기현 뜨자 '반김연대' 확산
안철수 "결선투표서 단일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자신의 SNS에 "무소의 뿔처럼"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지난 금요일부터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본다"고 적었다. '지난 금요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장관급 직책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변화대사직에서 해임된 날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저의 길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대선후보, 당대표 출마자들의 사전 코스다. 나 전 의원이 사실상 출마 뜻을 굳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저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만찬회동을 했다. '출마'란 두 글자만 안 나왔을 뿐 모든 행보가 당권 도전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나 전 의원은 현충원을 다녀온 후 SNS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 보수의 자랑스러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는 지금껏 흔들림 없이 정치를 해왔다"면서 "우리 당 원내대표로서 공수처, 독재선거법을 막기 위해 온몸을 내던져 저항하고 투쟁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래서인지 좌파가 가장 집요하게 공격하고 물어뜯는 정치인이 바로 저"라며 "오히려 제게는 영광스러운 상처다. 저는 말 그대로 정통 보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거쳐온 정치 이력을 나열하면서 보수 대표주자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설 연휴 전날인 20일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그러나 "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또 SNS에 "윤 대통령께서 순방 이틀 만에 40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썼다.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는 정권교체의 씨앗을 함께 심었다"고도 했다. 장제원 의원 등 '친윤' 진영과 연일 각을 세우며 난투전을 벌이고 있지만 자신 또한 친윤임을 강조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떤 형식이든지 결국 출마를 하겠다는 의지 아니겠냐"며 "비록 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리긴 했어도 결코 '반윤' 이미지는 전당대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충심을 보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김기현 의원이 '윤심'을 지렛대로 지지율 1위로 올라서자 '반(反)김기현'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1대1로 맞붙는 결선투표를 전제로 나 전 의원까지 포함한 연대를 꾀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결선투표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각자 '누구를 지지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가 당원 100% 투표로 맞붙는 본선에선 단일화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1대1로 맞붙는 결선투표에선 본선에서 떨어진 후보들이 지지 후보를 밝히면서 '연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안 의원은 또 나 전 의원이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한 '제2 진박감별사' 비판에 동의하며 "오히려 분열로 가고, 예전에 진박감별사 때문에 완전히 다 이길 선거를 망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페이스북에 "특정인을 향한 백태클이 난무한다"며 친윤그룹을 비판한 데 이어 나 전 의원 편에 선 것이다.
김 의원은 보수진영 유튜브 채널 집중 공략을 시작했다. 지방 현장 행보와 더불어 온라인 파급력이 큰 유튜브 채널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보수 팬덤 당원층 표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지용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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