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항공기 추락으로 ‘한국어 교육’ 힘쓴 현지인 원불교 교무 순직

네팔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원성천 교무. 원불교 제공

네팔에서 한국어 교육을 해온 현지인 원불교 교무가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네팔 여객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16일 원불교에 따르면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 추락사고로 비행기에 탑승한 네팔인 원성천(본명 아룬 파우델·47) 교무와 그의 딸 원은우양(프라시디 파우델·10)이 숨졌다.

원불교는 외국인 교도의 법명을 지을 때 보통 원씨 성을 붙인다.

고인이 된 원성천 교무는 네팔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찰로 근무하던 중 원불교와 인연을 맺어 2004년 원광대에 입학해 원불교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9년 교무가 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원불교 관련 일을 해왔다.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2013년에 네팔 룸비니 마니그람 지역에 초등 교육기관인 삼동종합학교를 세워 어린이에게 한국어, 영어, 명상, 정보기술(IT), 전통문화 등을 가르쳤다. 우물파기 사업으로 302개 우물을 완공해 지역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섰다고 원불교는 전했다.

삼동종합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비쇼에카타 아카데미(Vishow Ekata Academy) 이사장으로 일하던 원 교무는 현지 법인 설립 업무를 위해 큰딸 원은우양과 함께 여객기로 이동 중 안타깝게 이번 사고를 당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둘째 딸이 있다.

원불교 측은 17일 오후 4시 전북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서 고인의 발인식을 한다. 시신은 네팔 현지에서 화장하며 자연장이 엄수될 예정이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