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 勞使, 화성 신공장 1분기 착공 합의
전기차 전환 반발 크던 노조
최대 20만대 확장으로 설득
2025년 7월 PBV 양산 목표
배달·이동사무실로 활용
2030년까지 21조 전동화 투자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 국내 공장 전동화 전환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기아 화성공장(오토랜드 화성)이 당초 계획대로 올해 1분기 중 착공에 돌입한다. 목적기반차량(PBV) 생산 규모를 두고 지난해 내내 대립했던 노사가 최근 합의문에 서명했다. 기아가 국내에 공장을 신설하는 건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26년 만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고용안정소위원회를 열고 PBV 신공장 건설에 대해 합의했다. 전기차 기반 PBV는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 로보택시, 무인 화물 운송, 이동식 사무실 등으로 활용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5월 국내 전동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PBV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양측 의견 차이가 가장 컸던 PBV 생산은 중기적으로 '20만대 이상' 규모로 결정됐다. 노사는 "1단계로 10만대 설비 능력으로 건설해 2025년 7월 차량을 양산한다"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후 2단계로 파생 차·추가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추가 생산시설'을 구축해 20만대 이상 규모의 PBV 핵심 생산 거점을 오토랜드 화성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2030년까지 세계 PBV 1위 브랜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래 회사는 연 10만대에서 시작해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하려고 했으나, 노조는 고용 안정을 이유로 20만대를 고집해왔다. 결과적으로 노조 측 주장이 상당 부분 관철된 셈이다.
기아는 '중장기 고용 안정을 위한 안정적 물량 확보'를 명분으로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도 화성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4년 12월이다.
기아는 픽업트럭을 화성1공장에서 만들고, 픽업트럭 적재함 생산은 신공장 라인을 활용키로 했다. 이번에 화성공장 양산에 합의한 건 내연기관 픽업트럭이지만, 향후 전동화 모델 생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기아는 올해부터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을 비롯해 매년 2종 이상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14개 차종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인데, 여기에 전용 전기 픽업트럭 1종과 아세안 등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한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 1종이 포함됐다. 북미용 전기 픽업트럭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에 현지 생산이 불가피한 만큼,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의 경우 국내서 생산할 수 있다.
그 밖에 기아 노사는 화성공장 내 파워 일렉트릭(PE) 모듈을 포함한 전동화 모듈 부품의 조립 생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아 화성 PBV 공장은 혁신 제조기술을 적용하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세워진다. 2025년 도입할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된다.
이로써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지난해 35만대에서 2030년 144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현대차그룹 계획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하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도 광명에 있는 2개 기아 공장 중 하나(2공장)를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아 광주 공장은 2025년 SUV 전기차 생산을 확정 지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울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 1996년 아산 공장 완공 후 29년 만의 첫 국내 공장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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