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협상’ 양국 외교국장 도쿄서 회동…일본은 ‘냉담’

김소연 2023. 1. 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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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일본은 빠진 채 제3자가 보상하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한 뒤 나흘 만에 일본 외교 당국을 만나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해법'을 제시한 만큼, 이날 협의는 일본 쪽의 '성의 있는 호응'을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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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한국 정부, 제3자 보상안 공식화 뒤 나흘만
일본쪽 ‘성의 있는 호응’ 여전히 냉담
한-일 과거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민단체가 모인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 회원들이 13일 저녁 서울 세종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 강제동원해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외교부가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일본은 빠진 채 제3자가 보상하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한 뒤 나흘 만에 일본 외교 당국을 만나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쪽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6일 도쿄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부가 지난 12일 공개토론회에서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 기업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지 나흘 만이다.

서 국장은 이날 한국언론 특파원들을 만나 “이번 국장 협의는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조속한 현안 해결 및 관계 개선을 위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는 차원에서 개최됐다”며 “지난 12일 공개토론회 결과와 함께 한국 내 분위기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자료를 내고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의 일본 쪽 표현) 문제를 포함해 일-한 관계 전반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쪽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해법’을 제시한 만큼, 이날 협의는 일본 쪽의 ‘성의 있는 호응’을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 쪽 공개토론회 뒤 가급적이면 빨리 일본 쪽을 만나 한국 국내 분위기가 얼마나 엄중한지 생생하게 전하면서 요구사항을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일정이 빨리 잡혔다”고 말했다. 한국 쪽은 정부가 제시한 해법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뿐만 아니라 야당·시민사회 등 각계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을 일본 쪽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쪽의 ‘성의 있는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속도감을 가지고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에 대해 양국간 인식차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외교부가 요구하는 것이 일본의 사과와 배상 과정에서 피고 기업의 참여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해법’을 언제 발표해야 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호응 조치가 있어야 (한국 정부의 해법을) 발표할 수 있다고 일본 쪽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의 호응 조치가 있어야 한국 정부가 해법을 발표하는 것이냐’는 물음엔 “그렇다. 국내 여론도 있고 원고 설득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법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원고들에게 잘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에 과거 일본 정부의 담화 계승이나 올 2월에 한국 정부가 해법을 발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사과 내용도 발표 시기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이 정도면 노력했고, 원고 쪽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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