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법인세 인하는 부자감세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혁파를 앞세워 기업 경영을 활성화하고 경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라는 야당의 강한 반대로 정부안인 법인세율 인하는 당초 3%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축소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을 부자라고 보는 것은 개인과 기업의 이익을 똑같게 보는 왜곡된 시각이다. 잘 알다시피 수입이 비용을 초과할 때 이익이 발생한다. 개인의 이익은 부로 계속 축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은 이익을 축적만 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나 생존과 성장을 할 수 없다. 즉 기업은 이익을 연구개발(R&D)과 시설에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과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법인세율 인하 목적은 법인세를 줄여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투자 재원으로 확보하고 재투자함으로써 더 강한 경쟁력에 의해 더 큰 성장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투자해 성장함으로써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국민소득 증가 그리고 더 높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자 감세라고 법인세 인하를 반대하는 야당의 주장은 정부가 법인세로 기업의 이익을 환수해 공공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투자는 우리가 직면한 저성장과 빈부 격차 등 경제 현안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호소해 야당은 법인세율 인하안을 축소했다.
부자기업이라 감세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사고는 부자기업이 국가 경제에 주는 영향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 기인한다. 포천 500대 기업은 세계적인 부자기업이다. 국가별 포천 100위 내 초(超)부자기업 숫자는 미국 34개, 중국 34개, 일본 7개, 독일 6개, 프랑스 4개, 영국 2개, 한국 2개, 이탈리아 2개, 러시아 2개이고 대만 등의 7개국 1개이다. 이는 초부자기업의 숫자가 곧 국가 경제력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나라의 초부자기업은 18위 삼성전자와 92위 현대자동차다. 2021년도 삼성전자가 속한 전자산업은 매출 362조원, 수출 317조원, 일자리 27만명, 급여 33조원, 법인세 7조원이고, 현대차가 속한 자동차산업은 매출 183조원, 수출 87조원, 일자리 19만명, 급여 17조원, 법인세 2조원이다. 이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전자산업의 비중이 자동차산업보다 2배 정도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걸 보면 우리나라 2개의 초부자기업이 속한 2개의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의 주력 산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개 산업 간 국제 경쟁력과 경제 비중의 차이는 74위 순위 차가 설명해준다. 우리 경제 순위가 격상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또 다른 포천 500의 상위 초부자기업들의 출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부자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세계적 초부자기업으로 성장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치열한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적 초부자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부는 추가적인 법인세율 인하와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를 해야 한다. 또 다른 세계적 초부자기업이 출현해 우리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고 기존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에 과감한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세제 혜택을 받은 기업은 그 세제 혜택에 부합하도록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종천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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