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특허 보유로 거짓 홍보… 1800억원대 주식 부정거래 적발

고성능 배터리 관련 기술과 특허를 가진 것처럼 거짓으로 홍보하는 수법으로, 비상장주식 매매를 위한 ‘장외거래시장(K-OTC)’에서 1800억원대 주식을 거래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박현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비상장업체 대표 50대 A씨를 구속 기소하고, 임직원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과 특허를 기반으로 고성능 배터리 양산 체제(일명 ‘밸류체인’)를 갖춘 것처럼 거짓으로 홍보해 1만8595명에게 3개 업체 주식 2126만주를 1874억원에 매도해 81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배터리 사업으로 연결된 3개 업체 대표를 맡은 A씨와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독자적인 분쇄기술을 기반으로 폐기물인 철강 부산물을 정제해 그라파이트(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내보내는 방열부품) 시트와 흑연 음극제, 실리콘 복합음극제, UHC 배터리(실리콘 음극제를 적용한 고효율의 배터리) 제조까지 재료·소재·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양산을 위한 물적·기술적 밸류체인을 갖춘 것처럼 허위로 홍보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 3개 업체는 홍보내용과는 달리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2차 전지산업 붐에 편승한 것일 뿐 기술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비상장주식 매매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점을 악용해 허위·과장 홍보로 미인가 금융투자업체를 통해 주식을 매도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불법 주식거래로 챙긴 수익금으로 서울 청담동의 고급 주택과 롤스로이스·페라리·벤츠 등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의 부동산과 계좌 등의 자산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