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보다 통일 먼저 된다"…결제시장 뒤처지는 韓

박광범 기자 2023. 1. 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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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설이 제기된 애플페이의 계속된 출시 지연에 국내 아이폰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진다.

특히 애플페이 도입 기대감이 큰 아이폰 유저들은 애플페이 출시 지연이 국내 결제시장이 전형적인 갈라파고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COVID-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외국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위해서라도 애플페이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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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페이 홈페이지 캡쳐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설이 제기된 애플페이의 계속된 출시 지연에 국내 아이폰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진다.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한국 시장이 갈수록 갈라파고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현대카드는 현재 애플페이 출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EMV 컨택리스(비접촉) 방식의 애플페이에 대한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MV는 비자, 마스터카드, 유로페이 등이 만든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표준이다. 글로벌 페이 시장에서 EMV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고, 애플페이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 중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애플페이는 물론 비자나 마스터카드도 해당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가 없다.

금융위는 EMV 결제방식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정보처리 업무 위탁에 관한 규정 제5조(특정정보의 보호)' 규정 저촉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이 규정은 '정보처리를 위탁하는 경우 금융회사는 각 관련 법령상의 안전성 확보 조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하며, 이때 개인고객의 고유식별정보는 암호화 등 보호 조치를 해야 하고 특히 국외로 이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애플페이 도입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플페이를 두고 '다음달 페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음달이면 출시된다'라는 '썰'만 난무하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애플페이 도입보다 남북통일이 먼저 된다' '석기시대를 자처하는 한국'이라는 등의 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특히 애플페이 도입 기대감이 큰 아이폰 유저들은 애플페이 출시 지연이 국내 결제시장이 전형적인 갈라파고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실제 GDP(국내총생산) 기준 상위 10개국 중 애플페이가 도입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애플페이는 현재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제시장 경쟁력이 떨어질뿐 아니라 갈라파고스화의 대표적 국가로 꼽히는 일본조차 2016년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전문가들도 애플페이의 EMV 결제방식이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통용화된 것에서 보듯 안정성이 이미 검증됐다며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지급결제 전문가는 "NFC 단말기를 이용한 EMV 비접촉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결제시장이 빠르게 진화하는 것과 달리 국내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여전히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의 카드 결제 위주로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COVID-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늘어나는 외국 관광객의 결제 편의를 위해서라도 애플페이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가와 달리 한국만 애플페이가 서비스되지 않고 있어 외국 관광객의 불편함이 있는 상황"이라며 "IT선진국을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는 다소 인색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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