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침체에 … 청약통장 해지 속출
작년 12년만에 가입자 첫 감소
통장 금리 0.3%P 올렸지만
해지 움직임 막기엔 역부족
전국 분양가 평균 9.4% 상승
차익 심리 줄어든 것도 영향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다시 역대 최대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치솟으며 청약의 이점이 줄어든 영향과 함께 불경기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대거 청약통장 해지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양 활성화를 위해 전매제한기간을 단축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선 만큼 가급적 청약통장을 유지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8만1295명으로 전월(2661만2817명) 대비 23만1522명 줄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작년 11월 21만990명 줄어든 뒤 2개월 연속 20만명 넘게 감소하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전년 대비 40만명 가까이 줄어 12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정부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에 비해 청약통장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을 수용해 지난해 11월 청약통장 금리를 1.8%에서 2.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청약통장 이탈 움직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해지 건수가 늘어나는 건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부동산시장을 어둡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동산시장소비자심리지수는 78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해 하강 국면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불경기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서민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순위 청약통장 감소 인원은 13만8803명으로 2순위 9만2719명 감소보다 많았다. 청약 지원에 있어 우선순위인 청약통장 해지 숫자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돈 가뭄이 심화되며 청약통장을 해지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가가 급격히 치솟으며 청약을 통한 차익 실현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청약통장 해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4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8% 상승했다. HUG는 수치를 공표하기 직전 12개월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을 조사해 평균 분양가격을 집계한다. 다만 지난해 서울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2977만원으로 전년 대비 9.6% 하락했다.
이는 래미안 원베일리 등 서울 강남권의 대규모 분양 단지의 평균 분양가가 2021년 분양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청약 대기자들의 기대 수준보다 분양가가 높아졌다"며 "중도금 대출 금리마저 높다 보니 수요자들이 청약의 이점을 찾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3대책에서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해제해 올해 분양 시장 침체에도 분양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청약을 통한 차익 실현 기대가 적더라도 청약통장은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최근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해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도 특별공급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대거 완화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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