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친윤" 진화에도…與전대 분열 조짐
'출마 고심' 나경원 향한 장제원 등 공세 이어져
김기현 "연·포·탕" 안철수 "페어플레이" 화합 목소리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3월 전당대회는 집권여당이 혼연일체·일심동체가 돼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돼야 합니다. 전당대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같은 당 동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날이 서 있는 느낌입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관리를 맡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당 비대위회의에서 당 화합을 강조했다. 그가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뛴 우리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적은 데 이어 이날까지 중재에 나선 배경엔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과열된 ‘친윤’ ‘비윤’ 간 신경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정 위원장이 쓰지 말자고 한 ‘친윤’ ‘비윤’ 대신 ‘진윤’(진짜 친윤)과 ‘멀윤’(윤 대통령과 멀어진 사람)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김기현 의원을 내세운 친윤 진영과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의 공통점인 ‘수도권 연대’ 간 서로를 향한 견제가 더욱 격화하고 있다.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진영에선 김기현 의원이 유일한 당대표 후보로 떠오르면서 나경원 전 의원을 한층 경계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기후대사에서 해임된 이후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전날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한 축인 장 의원은 SNS에서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이 자신이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 하는 행태는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 나 전 의원을 저격했다. 특히 장 의원은 ‘제2의 진박 감별사’를 거론한 나 전 의원에게 “‘제2 유승민’이 되지 말라”며 배신자 프레임으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박수영 의원도 ‘나(나경원) 홀로 집에’라는 제목의 보도를 공유하며 “내년(총선)에 당선되면 5선의 여성의원이라 국회의장 등 운신의 폭이 컸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나경원 전 의원 측은 “과거 이렇게 출마 자체를 봉쇄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장제원 의원 등을 가리켜 ‘진윤’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통령 신임을 받는다는 분이 전면에 나서 경선전을 진두지휘하는 것을 처음 보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나오는 당 행태와 대통령 측근이 나서 나 전 대표를 공격하는 양태에 대해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대통령과 가까운 분과 당에서 중책을 맡은 분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옹호하며 수도권 연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당원 100% (투표)로 되면서 일반 국민의 관심이 많이 줄어 당으로선 잃는 것이 많다”며 “막상막하의 경쟁자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전당대회가 흥행될 것이니까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마다 노선이 조금씩 달라 당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 도리”라고 부연했다.
金 “연대·포용·탕평 돼야”…安 “네거티브 안돼”
다만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대표 후보자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기 당대표에겐 전당대회로 어수선했던 당을 수습하고 단일대오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수 있어서다.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을 외치기 시작한 김기현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연대와 포용, 탕평 ‘연포탕’이 돼야 한다”며 “각자가 가진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스스로 자제하면서 당을 위한 행보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서 김 의원에게 악수를 먼저 건넨 안철수 의원은 “날카롭고 네거티브(부정적)성보다 서로 페어플레이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며 화합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경원 전 의원·윤상현 의원과 수도권 혹은 반(反)김기현 연대를 구성할지 묻는 말엔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 대한 민심 파악과 선거 경험이 당대표의 중요한 자격 요건이라는 데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계파 세몰이가 아닌 인물 선택이 중심 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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