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UAE 사흘째 행보 초점 ‘에너지·비즈니스’ 정상 외교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 외교 중점 행보 이어가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 사흘째인 16일(현지시간) “한국과 UAE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탄소중립 분야까지 확대되면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리더십이 더욱 커지고 경제적 협력 기회 역시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을 고리로 에너지 분야 경제 협력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UAE 비즈니스 포럼’과 경제인들과의 만찬 등 이날 행보도 ‘경제 외교’에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우정의 상징인 원전 협력에 청정에너지 협력까지 더해지면 에너지 안보 강화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2008년부터 열리는 중동 최대 에너지 분야 국제행사로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내년 아부다비에서 개최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를 앞두고 ‘COP28을 위한 통합된 기후행동’으로 정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UAE가 2021년 중동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를 건설 중인 점을 들어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UAE의 담대한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탄소 전원인 원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고 재생에너지·수소 등 청정에너지의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산업 정상화’를 강조해온 만큼 이같은 기조를 재차 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탄소중립 구상을 이루기 위해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저장포집활용(CCUS) 등 청정 분야까지 협력을 넓혀가자고 했다. 한국 정부는 에너지 분야를 원자력, 투자, 방산과 함께 양국 관계의 4대 핵심 협력 분야로 삼고 있다. 전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이 밝힌 300억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대상에도 이들 분야가 포함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스마트 시티 건설도 양국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면서 “한국의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술, 인프라 기술과 UAE의 ‘마스다르’ 건설·운영 경험이 모아지면 양국의 손으로 세계 곳곳에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탄소중립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세계의 공통 언어가 됐다”며 “한국과 UAE가 함께 탄소중립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길로 나아간다면 인류의 지속가능성은 확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상 외교 초점을 ‘경제’ 분야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후 첫 순방지인 UAE에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경제 협력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양국 기업을 일 대 일로 매칭하는 상담회를 열어 실질적인 수출과 투자 유치 성과도 창출할 계획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양국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13건을 포함해 이날 민간에서 진행되는 사안까지 40건이 넘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사절단과 만찬하며 기업인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는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다. 참가 기업의 약 70%는 중소·중견기업으로 에너지와 인프라 건설 등 전통적 협력 분야 외에 방위산업, 게임 컨텐츠, 스마트팜 등 협력 유망산업 관련 기업들도 다수 포함됐다.
아부다비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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