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 해외영토 개척 속도 낸다
"올해는 글로벌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의 토대를 닦고자 한다. 연내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글로벌 시장에 K제네릭(복제약)을 보급하겠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대표이사)의 스케줄표에는 새해 시작과 함께 해외 출장 일정이 빼곡히 잡혀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동구바이오제약 본사에서 만난 조 부회장은 "올해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혹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동구바이오제약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는 데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생산 기반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협력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 인수·합병(M&A) 등도 적극 검토한다. 조 부회장은 "다국적 기업들이 철수한 지역에 기회가 보인다"며 "생산 거점으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등 지역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사업에 원격진료를 결합한 K의료 진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비뇨기과 처방의약품 분야에서 대약진이 기대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한 해 전 사업 부문이 고루 성장하며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7.8% 성장한 누적 146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같은 기간 157% 증가했다.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굳건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피부과를 비롯해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내과에서의 실적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비뇨기과는 6위에서 4위로, 이비인후과는 12위에서 8위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올해 상반기에 발기 부전과 조루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를 출시해 비뇨기과에서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 부회장은 동구바이오제약을 예방에서 진단·치료·관리까지 아우르는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물량이 달릴 정도로 주문이 밀렸기 때문에 올 상반기까지 성장을 자신한다"며 "동구바이오제약의 매출액을 3년 내 3000억원, 5년 내 조 단위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의 올해 또 다른 관심사는 업계 최초로 시작한 중소·중견 제약사 공동 물류센터 사업이다. 한국제약협동조합은 2020년 물류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약 물류 공동 회사인 '피코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피코이노베이션이 조성한 스마트 물류센터는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해 있다. 지난달 준공 허가를 받고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26개 제약사가 물류센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사업 초기에 업계에서 공동 물류 사업은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는데, 기적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며 "도전과 혁신을 통해 업계의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왜 국내 중소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보다 높은 유통 마진을 줘야 하냐'는 문제의식이 공동 물류센터 구상의 출발점이 됐다. 조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차별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조 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생산직을 비롯한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제약 회사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제조업인데, 젊은 층 생산 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업종에 비해 제약 생산 업종이 복지 등 조건이 좋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중소 제약업계에 유능한 젊은 인력를 유치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서울 양재 등 수도권에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든다면 젊은 층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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