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플래시 비추면 짝퉁 판별 소비자 울리는 라벨갈이 막는다
제품 라벨에 적용 성공
해외짝퉁 들여와 라벨 바꾸는
불법행위 원천적으로 차단
정부 10대 나노기술 선정
의류 등 상품에 적용 기대
티셔츠를 비롯한 의류에는 반드시 '케어라벨'이 달려 있다. 품질 표시 라벨이라고도 하는 케어라벨에는 제품의 혼용률과 사이즈, 취급 시 주의 사항과 제조원, 제조국 등이 기재된다.
최근 나노메카가 개발한 케어라벨에는 한 가지 정보가 추가돼 있다. 정품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위조 방지 표시'다.
하지만 최진영 나노메카 대표(33)가 보여준 티셔츠의 투명한 케어라벨 어디에서도 정품을 확인하는 표시를 찾아볼 수 없었다. 휴대폰 플래시로 비추자 상황이 반전됐다. 라벨의 어느 곳을 비춰도 무지갯빛으로 크고 선명한 'OK'라는 글씨가 드러났다.
최 대표는 16일 "중국산 의류를 수입한 뒤 케어라벨만 바꿔 국산품으로 둔갑시켜 유통하는 소위 '라벨갈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신개념 케어라벨"이라고 설명했다.
나노메카의 위조 방지 기술은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실과 공동 개발한 것이다. 나노메카와 이 교수 연구팀은 반도체 소자 제조 방법을 활용해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 계단 형태의 미세 구조물을 필름 형태로 얇게 만들었다. 여기에 빛을 쏘면 빛이 구조물에 부딪혀 굴절되거나 반사되면서 특정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반도체 공정으로 ㎚급 미세 구조물을 만들어낸 데다 그 위를 얇은 플라스틱 소자로 덮어줬기 때문에 이 패턴을 복제하기가 어렵다. 최 대표는 "설계된 나노 패턴의 일부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원하는 이미지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복제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운동복 등의 케어라벨로 활용되는 TPU 소재에 나노 패턴을 입혔기 때문에 맨눈으로 보면 다른 케어라벨과 구분되지 않는다. 나노 패턴을 입힌 필름 위에 각종 브랜드 정보 등의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조 방지 라벨이라는 사실을 숨길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고급 의류 브랜드의 경우 라벨갈이를 통한 위조 상품 유통을 차단할 수 있다.
올해부터 에이버리데니슨이 나노메카 제품의 국내외 영업·판매 등을 맡고 있다. 에이버리데니슨이 나이키 등 주요 기업의 라벨을 제작하고 있는 만큼, 이 회사를 통해 국내외 의류 회사들에 보안 라벨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나노메카 측의 기대다.
나노메카의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최근 개최한 '2022 나노융합 성과전'에서 '10대 나노 기술'로 소개됐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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