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마무리?’… CD금리 급락
4% 발행 한전채 응찰액 줄어, 인기 식은 듯
금리 고점인식에 회사채 발행 훈풍 이어져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CD금리(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는 전 거래일인 13일(3.88%) 보다 9bp(1bp=0.01%포인트) 내린 3.79%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며 자금시장이 크게 요동친 후 최대폭 하락이다.
은행의 단기 조달금리인 CD금리가 3.7%대를 기록한 것은 석달만이다. CD금리는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 직전인 지난해 9월말 3.2%대를 기록했다. 10월 들어 급격히 오른 뒤 11월말 4.03%까지 상승했고 12월말 3.98%를 기록하면서 3%대로 하락했다.
이날 큰 폭의 CD금리 하락은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결정시 드러난 통화당국의 입장이 채권시장에서 사실상 금리인상의 마무리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증권사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3.5%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 2021년8월 이후 시작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결정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결정문이 인상적”이라며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했고 2월 이후 물가지표의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비우량 회사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에 대한 높은 경계감 등이 표명돼 작년 11월과는 확연한 온도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연내 금리인상 종료 혹은 금리인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었는데 1월 통화정책결정문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표현이 사라지며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했다”며 “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종료 또는 추가 1회 인상이 남은 가운데 조기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기준금리는 3.5%에서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 정도에는 3.25%로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이제는 금리상승이 아닌 금리하락이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의 금리 고점 인식은 한국전력 채권(한전채) 발행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한국전력 채권 입찰은 2년 만기는 발행금리 4%에 1900억원이, 3년 만기는 4.05%에 2200억원이 낙찰됐다. 응찰금액은 각 만기에 3300억원, 5200억원이다. 4%대 한전채 발행금리는 지난해 9월말 이후 최저 수준이나 지난주 발행때와 유사하다. 지난 12일 한전채 발행금리는 2년과 3년만기에 각 4%, 4.08%였다. 당시 응찰금액이 각 만기에 3300억원, 75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응찰금액이 줄었고 추가로 발행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며 인기가 식었다고 볼 수 있다.
국고채 등 주요 시장금리가 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은 공모 회사채 시장에는 훈풍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신용등급 AA)에는 예정금액 1000억원을 넘어서는 자금 1조6950억원이 몰렸다. 신세계은 2년 만기 500억원, 3년 만기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역시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호텔롯데(AA-)에는 총 5390억원이 몰려들었다. 호텔롯데는 2년 만기 700억원, 3년 만기 8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3개월 CD금리가 3년물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크레디트 채권 투자가 최적의 투자수단”이라며 “43조원의 정책자금 지원 여력이 회사채 수요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는 등 회사채 수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은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긴 채권을 투자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취하는데 현재의 3.7%대 CD금리가 3.4%대 국고채 3년 금리, 3.3%대 국고채 10년 금리보다 높고 이런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투자전략을 취할 수 없고 따라서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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