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호 마스터 나왔다
'명장' 위 반도체 현장의 '만렙'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온라인 게임 속 주인공처럼 회사 내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만렙'(최고 레벨)에 오르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대한민국 반도체 업계에서 이를 현실로 이룬 사람이 나왔다. 최초로 '마스터'의 반열에 오른 마경수 SK하이닉스 마스터(사진) 얘기다.
SK하이닉스는 16일 '마스터' 직책을 신설하고 1호 마스터로 마경수 명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신설된 마스터는 기존 '명장'의 다음 단계이자 현장 생산관리(메인트·Maintenance) 직군 중 최고의 커리어다.
마스터는 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년이 없기 때문에 보유한 경험적 자산을 오랫동안 조직과 구성원에게 전수해줄 수도 있다.
1호 마스터가 된 그는 "30년의 근속 시간이 흑백 필름처럼 빠르게 스쳐간다"면서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주도적으로 진심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 여기까지 인도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스터 반열에 오른 그지만 처음부터 대단한 반도체 인재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입사 때는 반도체라는 개념도 사회에 생소하던 시절"이라면서 "단순히 우주복같이 생긴 방진복을 입고 일하는 모습이 신기해 지원했던 것 같다"고 시작을 기억했다.
우연 같은 시작이었지만 입사 후 마 마스터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반도체 공정 점검 분야에서 본인의 경력을 쌓았다. 마치 건강검진처럼 장비에서 나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리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일이다.
마 마스터는 "현장에선 장비 설계자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가 알지 못하는 세부적인 문제를 몸으로 부딪쳐 해결하고 노하우를 자산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쌓은 노하우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신화를 만드는 데 자양분이 됐다. 이 같은 공으로 그는 2018년 무역의 날에 대통령 포상을 받기도 했다. 이어 2021년엔 글로벌 표준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내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마 마스터는 "그동안 팹마다 장비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준이 중구난방이라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3년간 이를 치열하게 연구한 끝에 결실을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작은 것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마 마스터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영역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나만이 걷고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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