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도로에 갑자기 쓰러진 남성...주저 없이 달려온 학생들
흰색 패딩을 입은 남성이 비틀거리며 걷더니 그대로 도로 위에 쓰러집니다.
몇몇 시민들이 남성을 그냥 지나치는 사이, 길거리를 지나던 학생 4명이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이리저리 상태를 살피더니 한 학생이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얼마 후 구급차가 도착하고, 남성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길거리에 쓰러진 남성은 인근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천백규 씨.
평소 심부전을 앓아온 천 씨는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가 발생해 이곳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골든타임'인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덕에 천 씨는 다시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천대필 / 천백규 씨 아들 : (의사 선생님이) 지나가던 행인이 심폐소생을 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 만약에 그때 그걸 하지 않았으면 돌아가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천 씨를 살린 건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4명.
학교에서 축제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던 중에 쓰러져 있던 천 씨를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달려갔습니다.
[안예빈 / 작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 누워있는 자세도 이상했고 발작 같은 걸 일으키는 게 보여서 저희가 다가갔는데, 마스크를 벗겨보니까 입술도 파라셨고, 약간의 거품도 물고 계셨어서….]
천 씨에게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학생은 간호사를 꿈꾸며 보건의료동아리에서 활동해 온 김혜민 양.
사고 당일 김 양은 학교 축제에서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심폐소생술을 알려주는 부스를 운영했는데, 때마침 쓰러진 천 씨를 발견한 겁니다.
[김혜민 / 작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 심정지라고 예상을 했고. 애들이 뒤에서 할 수 있다고 한 번 해보자고 북돋워 줘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몇 분이 도와주셔서 힘 얻고 같이 심폐소생술하고….]
같은 상황이 또 생겨도 망설임 없이 환자를 구할 거라는 학생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빛났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자막뉴스 : 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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