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허리디스크, 수술이 더 싸고 건강하다?
고령층 허리디스크(척추협착증)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것이 저렴한 비용으로 기능 회복을 크게 도와 2년 이내 실질 사망률을 확연히 줄여준다는 미국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세계 최초로 척추협착증 환자의 수술과 비수술 치료 결과와 비용을 비교한 연구다.
척추협착증이란 척추관이 좁아지며 척추신경을 압박해 허리와 다리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부 환자는 퇴행성 척추전방 전위증으로 발전하는데, 이는 척추 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미끄럼증'이라고도 부른다.
척추협착증의 수술적 치료에는 크게 △척추관 감압을 위한 후궁절제술 △척추를 안정시키기 위한 척추유합술 등이 있고 둘 모두를 받을 수도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진통 목적의 약물 및 스테로이드 주사 사용, 물리치료 등이 포함한다.
미국 뉴잉글랜드 침례병원 연구팀은 14만 5000명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령층 허리디스크 치료에는 수술이 효과적이란 결론을 내렸다.
'메디케어' 환자 6만 1534명과 협착증 및 척추전방전위증을 가진 환자 8만3813명을 대상으로 분석했고, 평균 나이는 약 73세였다. 메디케어는 미국 정부가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65세 이상의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건강보험 제도다.
연구팀은 그간 척추 수술의 긍정적 영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척추 수술이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의 측면에서 비용 효율적이란 분석 때문이다.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의 이동성과 삶의 질이 개선되고 건강 상태가 나아졌으며 사망 위험도 줄었다는 것이다.
전체 분석 대상 중 협착증만 가진 환자의 37%, 협착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을 모두 가진 환자의 52%가 수술 치료를 받았다. 수술 치료 환자군이나 비수술 치료 환자군 모두 예측 사망률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인구 통계학적 특성과 건강 상태에서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실제 2년 내 사망 위험률은 비수술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협착증만 가진 환자들은 비수술적 치료의 사망률은 3.7%인 반면, 척추 후궁절제술의 경우 2.5%였다. 척추전방전위증에서는 비수술 치료의 사망률이 2.3%인 반면, 척추후궁절제술과 척추유합술의 경우 1.3%였다.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통계적 요인을 조정해 분석한 결과 상대적인 사망 위험률은 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오히려 28%나 더 낮았다.
◆수술 치료가 대체로 치료비 절감 효과도 커
연구팀은 척추 협착증을 앓는 고령층 환자의 경우 척추 수술이 실질적인 사망률을 낮출 뿐 더러 치료비도 크게 절감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미국 메디케어 데이터에서 진통제, 자기공명영상촬영, 물리치료 등의 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대체로 더 많은 치료 비용을 쓴 경향을 보였다.
척추협착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을 모두 앓고 있는 환자 중 비수술적 치료군은 2년간 평균 6만 8890달러(약 8518만 원)을 사용했다. 반면, 두 병을 모두 앓는 환자 중 후궁절제술 치료를 받은 그룹은 2년간 평균 4만 7667달러(5894만 원)를 치료비로 썼다.
척추협착증만 가진 환자들에선 비수술 치료의 비용은 5만 9071달러, 후궁절제술을 받은 경우엔 3만 4998달러였다. 다만, 척추협착증 환자 중 척추유합술을 받은 경우엔 6만 540달러, 척추유합술과 후궁절제술을 모두 받으며 6만 7451달러를 각각 사용했다.
비수술적 치료군보다 더 많은 치료비를 사용한 것이다. 다만, 2년 내 사망률은 척추유합술과 척추후궁절제술을 병행해도 한 가지 수술만 받은 환자들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척추전방전위증 여부와 상관 없이 척추협착증을 치료할 때 후궁절제술만 받는다면 2년 동안의 치료비가 현저히 낮았다"면서 "척추전방전위증이 없는 경우엔 척추유합술의 치료비가 가장 비쌌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뼈와 관절 수술'에 발표됐다. 원제는 'Surgical Treatment of Single-Level Lumbar Stenosis Is Associated with Lower 2-Year Mortality and Total Cost Compared with Nonsurgical Treatment: A Risk-Adjusted, Paired Analysis'.
이보현 기자 (togethe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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