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고인들에 사형·무기징역 구형

2001년 대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사진. 왼쪽부터 이승만, 이정학.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21년 만에 검거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피고인인 이승만(53)과 이정학(52)에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6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 심리로 열린 이승만·이정학의 살인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각각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무기징역 선고를 요청했다.

또 이들 모두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특정범죄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이날 검찰은 최후 진술에서 "이승만은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고 있지만, 이정학의 일관된 진술, 범행이 매우 구체적이고 치밀했던 점, 이정학은 군대를 가지 않아 사격 경험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정학이 권총을 쏘고 현금 가방도 혼자 실었다'는 이승만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오로지 돈을 노리고 아무런 관련도 잘못도 없는 10대 자녀를 둔 생면부지의 45세 가장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범행을 위해 순찰 중인 경찰을 들이받아 권총을 탈취했고 차량을 훔치며 도주 경로를 수립하는 등 흔적을 철저히 숨겨 완전 범죄를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이승만은 직접 권총을 조준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중한 행위에 대해 공범인 이정학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진심으로 회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엄중한 형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정학의 경우 돈을 위해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권총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직접 피해자에게 권총을 발사하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하고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용 가방을 내리는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범행 두 달 전인 같은 해 10월 15일 0시쯤 대전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승용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