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에 범인도피 법정최고형 3년 구형(종합)

검찰 "피해자에게는 악마들, 반성도 없어"
이은해, 친구들 언급하며 법정에서 울기도…선고공판 2월15일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왼쪽)·조현수/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검찰이 지인들에게 은신처 제공을 요구했다가 또다시 법정에 선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씨(32)와 조현수씨(31)에게 범인도피교사죄 법정최고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16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8단독 이대로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조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지인 A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에 대해 그 어떤 반성도 하고 있지 않은 피고인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법은 그 어떤 선처도 베풀어서는 안된다"며 "범인도피교사죄의 법정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 A와 B에게는 이은해, 조현수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을 지 모르겠으나, (계곡살인) 피해자에게는 절대 만나서는 안되는 악마들"이라며 "다만, 피고인 이은해와 조현수는 범행을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데, 유일하게 범행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반성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범인도피교사죄의 법정최고형은 징역 3년이다.

이씨 측 변호인은 "1900만원이 불법사이트와 관련된 자금이라고 하더라도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 지 의문"이라고 했고, 조씨 측 변호인은 "기소사실과 일부 다른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최종 진술에 나서 "불법사이트를 이용해 그 자금을 이용해 도피를 도와달라고 한 적 없는데, 오피스텔 보증금과 월세에 대해서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를 안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을 도운 친구들에 대해서 언급하며 "저 때문에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는 이씨의 친척이 방청석에 자리해 뒤늦게 사선 변호인 선임을 주장하며 한 기일 속행을 요청했다. 그는 "외국에 있어 뒤늦게 재판에 참석하게 됐는데, 사선변호인 선임을 하고 싶다"며 "기회를 준다면 다음기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변호인 선임과 관련해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했다"며 "필요하다면 변론재개 신청을 하고, 검토 후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범인도피 혐의 피고인들과 달리, 이씨와 조씨는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변호인 조력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씨와 조씨는 범인도피 혐의 피고인들과 공판 전까지 재판이 분리돼 진행된 바 있다.

이씨와 조씨는 변호인 조력 없이 법정에 섰다가, 앞선 공판에서 국선변호인 지정을 받아 함께 법정에 섰다. 이들은 지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자기 방어' 행위였기에 범죄 성립이 안된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조씨 측 변호인은 "(불법 사이트 운영 가담을 대가로)1900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1시간여에 걸쳐 증거조사를 마친 뒤, 다른 공동 피고인들과 함께 이씨와 조씨의 재판을 마무리 했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2월15일 열릴 예정이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 해 1월~4월 지인 2명에게 은신처와 도피자금을 제공하도록 해 조력을 받고, 공개수배 중 도피 기간 또 다른 지인인 A씨(31·여)와 B씨(31)와 연락을 하거나 여행을 다닌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이씨와 조씨의 수배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고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식사를 하는 등 범인을 도피시킨 혐의다.

이씨와 조씨는 계곡살인 사건으로 살인,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이씨는 무기징역, 조씨는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 받은 바 있다.

이들에게 은신처와 도피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주범 2명은 앞선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과 1년이 각각 선고돼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