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리스크 최소화 나선 강원랜드, 리조트·슬롯머신에 베팅

유승목 기자 2023. 1. 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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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지노 부문 육성..슬롯머신 제조업 글로벌 확장
KL Saberi 슬롯머신/사진=강원랜드

국내 관광산업의 '흑자 보증수표'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처지가 바뀌었던 강원랜드가 올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카지노를 비롯한 레저영업 전반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에 중점을 둔다.

우선 카지노 중심의 사업구조를 뜯어고치면서 슬롯머신 제조를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선전했던 비카지노 부문 육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단 청사진을 내놨다.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는 16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지노 독점권만으로 미래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리조트 사업 중심으로 비수기와 성수기의 간극을 없애고 슬롯머신 제조사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슬롯머신 제조로 아시아 시장에서 1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리조트 비수기 객실점유율(OCC)을 60%로 끌어올리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4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526억원의 적자를 내며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핵심 사업인 내·외국인 카지노가 코로나19 사태로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모인다는 우려로 영업이 제한된 탓에 2020년 카지노 정상영업 일수가 53일에 그치며 매출 '제로(0)' 상황에 내몰렸다.

이 대표가 더 이상 카지노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강원랜드는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1조5200억원)의 88%를 카지노에서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외생변수로 카지노 수익이 무너질 경우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이 비카지노 부문과 슬롯머신인 셈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여행 활황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비카지노 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비쳤다. 리조트·호텔 숙박과 워터파크, 스키장을 운영하는 사계절 복합리조트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 뜻이다. 이 대표는 "카지노의 경우 도박을 목적으로 오는 손님보다 리조트를 즐기러 왔다가 경험하는 여가 콘텐츠 중 하나로 인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 그랜드호텔 겨울 전경 ./사진=강원랜드

실제로 강원랜드는 지난해 반려동물 동반 여행시설 '하이원 펫클럽'을 조성해 4억원대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향후 반려견 수영장·펫 트레킹 코스·동물교감 중독 치유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다양화해 관련 여행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호텔 PB(자체브랜드) 상품도 유통을 활성화해 31억원의 매출을 낸다는 목표다.

슬롯머신 제조도 잠재성장성이 큰 분야다. 강원랜드는 올해 처음으로 자체 슬롯머신(KL Saberi)의 해외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필리핀 현지 카지노에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강원랜드 카지노에도 260대를 자가 공급해 82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도 13대를 납품하는 등 회사 안팎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슬롯머신 생산도 강원 태백시에서 이뤄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슬롯머신 제조 사업은 국내 관련 중소기업 육성과 지역 고용 창출, 외화 획득 등 많은 장점을 가진 사업"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주력사업인 카지노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당초 2025년까지였던 카지노 운영 기간이 지난해 '폐광지역특별법' 개정으로 2045년까지 늘었고, 거리두기 해제로 영업도 재개되고 있어서다. 앞서 강원랜드는 지난해 3분기에 3976억원의 매출을 올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해 98%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했다.

이 대표는 "팬데믹 이후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웰니스' 콘텐츠를 지속 개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카지노에 대해서도 규제혁신과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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