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5일간 13번 거듭하다 치료 못받고 숨진 정유엽군 유족, 국가 상대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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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되고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갑작스레 사망한 17세 정유엽군의 유족 측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의료 공백으로 인한 정유엽 사망 대책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 정부와 경산중앙병원, 영남대병원, 경북 경산시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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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의료 공백 초래하고도 방관”…경산중앙병원·영남대병원·경산시 상대로도 소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되고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갑작스레 사망한 17세 정유엽군의 유족 측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의료 공백으로 인한 정유엽 사망 대책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 정부와 경산중앙병원, 영남대병원, 경북 경산시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정부에 의료공백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요청했으나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며 “국가의 책임이 어디까지인가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법부에 현명한 판결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일단 정군의 위자료로 2억원가량을 청구했으나 향후 청구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군은 2020년 3월 마스크 구매를 위해 외출했다가 감기 증상이 발생했다. 이에 같은달 12일 경산 중앙병원을 찾았다가 X레이 검사에서 폐렴 징후가 나타나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택에서 대기하던 중 같은달 18일 사망했다. 경북지역 병원 및 진료소를 전전하던 정군은 급격히 상태가 악화된 상황에서 구급차도 이용하지도 못한 채 사망했다.
당시 정군은 약 5일 동안 13차례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14회에 걸친 코로나19 검사에서 13번은 음성 판정, 마지막 1번은 일부 검체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정군의 사인은 ‘사이토카인 폭풍’(사이토카인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나오는 면역 물질)에 따른 중증 폐렴으로 발표됐다.
정군의 아버지 정성재씨는 “기자회견, 서명운동, 도보행진 등 활동을 펼쳤으나 정부의 책임있는 응답은 없었다”면서 “진상규명도 외면하는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는 더 이상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엽이의 죽음에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국민제안서를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는데 여러 부서를 전전하다가 보건복지부에서 ‘불채택’됐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외면과 방관으로 일관하는 정부에 느낀 분노를 헤아릴 수 없었다”며 “이에 간절함을 담아 사법부에 호소하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청장은 2021년 10월 종합국정감사에서 “유엽군 부모님에게 굉장히 송구하다”면서 “이 같은 의료 체계 공백을 계속 보완해나가겠다”고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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