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미혼모로 아들 키웠는데 친부 사망" 양육비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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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로 30년 넘게 아이를 키운 여성이 뒤늦게 아이 친부를 찾아낸 뒤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소송 중 이 남성이 갑작스럽게 사망, 양육비 소송을 계속할 수 있느냐는 사연이 공개됐다.

16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30년 동안 홀로 아들을 키워온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과거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3년간 교제하다 잦은 다툼으로 헤어졌다. 그는 이별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남자친구에게 알렸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내 아이가 아니다. 아이 지우고 내게 연락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아이를 지울 수 없었던 A씨는 혼자 낳아 키웠다. A씨 아들은 아빠의 존재도 모른 채 자랐다. 아들은 결혼해 자신의 가정을 이뤘고, 그제서야 친부를 찾겠다고 나섰다. 결국 아들은 30년 만에 친부를 찾았으며 '인지청구소송'을 통해 친부도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인지청구소송은 부모가 혼인 외의 출생자를 자신의 자녀로 인지(認知)하지 않는 경우, 인지해 줄 것을 법원에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아들의 친부인 이 남성도 결혼해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두 아들을 두고 있었다. A씨는 그를 상대로 과거의 양육비를 달라며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던 중 이 남성은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A씨는 "제 청춘을 바치면서 혼자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의 아빠를 찾자마자 세상을 떠나 매우 허망했다"며 "아이 아빠의 상속인들에게 과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냐"고 토로했다.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최지현 변호사는 우선 "사연자는 자녀의 친부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다"며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드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송 진행 중 당사자가 사망하는 경우 상속인들이 사망한 이(망인)를 대신해 소송을 이어받는 '소송 수계'가 진행된다. 즉, 친부의 배우자와 두 명의 아들들이 상속인이 된다.

하지만 양육비 청구의 경우 소송 수계가 어렵다. 최 변호사는 "과거 양육비 지급 의무는 상속성이 부정되는 의무"라며 "이 사연과 유사한 하급심 판례에서도 상속인들에 의해 소송이 수계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가 "사연자의 경우에는 망인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가 어렵겠다"고 묻자 최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 변호사는 다만 "A씨의 자녀도 출생 시로부터 친부의 자녀로 인정되기 때문에 망인의 상속인 자격이 있다"며 "망인이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이 있을 때 상속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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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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