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독선·독단·독주 정치 [성한용 칼럼]

성한용 2023. 1. 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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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칼럼]야당은 종북 주사파로 몰고, 당내 반윤석열, 비윤석열 인사들은 두들겨 패서 주저앉히고 있다. 대한민국을 윤석열 왕국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를 세 단어로 정리하면 독선, 독단, 독주다.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비극이다.
2019년 8월8일 오후 국회에서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성한용 } 정치부 선임기자

인간은 그리 똑똑한 동물이 아니다. 앞사람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 반면교사는 없다. 늘 전철을 밟는다. 그래서 역사는 돌고 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에 무리하게 개입했다. ‘진박 감별사’가 공천을 좌지우지했다. 여권은 분열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을 때는 수습할 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잃은 상태였다. 탄핵은 남은 수순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정농단 사태의 반사이익으로 집권했다. 그런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했다. 거기에 조국 사태가 터졌다. ‘내로남불’ ‘편가르기’ 융단폭격을 받았다. 지지층이 분열했다.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저지른 잘못의 반사이익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다음날 국민이 자신을 불러낸 이유, 즉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입니다.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런 말도 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겠습니다.”

말과 행동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지 않고 있다. 국민을 편 가르고 있다. 통합의 정치를 외면하고 있다. 의회와 소통하지 않고 있다. 야당과 협치하지 않고 있다.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북한이 자유와 인권이 없는 야만 국가라는 점이 드러나면 국제사회가 남북 중에 어디를 지지하겠느냐. 종북 주사파들이 북한 인권 얘기가 나오면 철저하게 막는 것도 북한 인권이 곧 국가 안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10월19일 당협위원장들과 오찬 자리에서는 “종북 주사파는 반국가세력이고 반헌법 세력이다. 이들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북한 인권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취하면 종북 주사파이기 때문에 이들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고 보니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이유도 명징해진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도 아니고, 인간적으로 싫기 때문도 아니다. 종북 주사파의 수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오래전에 조짐이 있었다. 2021년 12월29일 경북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과격한 발언을 했다.

“좌익혁명 이념 그리고 북한 주사이론 이런 거 배워서 민주화 운동 대열에 낑겨서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지금까지 끼리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온 집단이 이번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

그때는 시기와 장소를 의식한 과장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아니었다. 그게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본심이었다. 대통령 머릿속이 이렇게 되어 있으니 눈치 빠른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이 ‘빨갱이 사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리라.

야당은 그렇다고 치자. 당내 통합을 안 하는 이유는 뭘까? 참으로 궁금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승민 전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를 저지했다.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냈다.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가 되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6월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열가지 중 아홉가지 생각이 달라도 한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결국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야당은 종북 주사파로 몰고, 당내 반윤석열, 비윤석열 인사들은 두들겨 패서 주저앉히고 있다. 대한민국을 윤석열 왕국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를 세 단어로 정리하면 독선, 독단, 독주다.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비극이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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