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7개월래 최고… ‘닥터 코퍼’는 골디락스를 예고하나?

손진석 기자 2023. 1. 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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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아프리카 콩고의 프런티어 구리 광산에서 중장비로 구리를 채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다가온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지난해 닥친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린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몰려올 모양입니다. 연초부터 중국의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안 보입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연초부터 희망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리 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가격은 톤당 9120달러로 7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구리는 로봇, 자동차, 통신기기, 건축물 등에 폭넓게 쓰입니다. 구리 가격을 보면 경기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해서 ‘닥터 코퍼(구리 박사)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입니다. 구리 가격이 오르는 걸 보면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을 좀 덜어도 될 것 같습니다.

구리 수요는 중국이 세계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갑작스럽게 중국이 방역 규제를 풀어버린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이 경기를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어서 구리 값이 오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해소되는 흐름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6개월 전 9%대까지 치솟은 물가가 6%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제부터는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려야 한다고 연방준비제도 내부 인사들까지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금리 공포’가 잦아드는 양상이죠.

골드만삭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악조건 속에서도 S&P500지수가 작년 말 대비 최고 12%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JP모건 역시 주요국에서 경기가 둔화되겠지만 글로벌 침체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일부 미국 언론은 고용 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물가가 안정세를 보여 ‘골디락스(경제에 과열도 없고 위축도 없는 이상적 상황)’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는 분석까지 했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적잖은 고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구름 속에도 한 줄기 빛이 있다’는 서양 속담처럼 당초 우려보다는 선방할 것으로 볼 여지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신은 바짝 차려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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